[일간투데이 김준성 기자] 금융권의 수익성 저하와 외국계 금융회사의 탈(脫)한국 움직임 등 국내 금융시장의 위기 논란 속에 새로운 거시적 패러다임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우리나라 금융의 새로운 거시적 패러다임 모색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통해 '금융자산'과 '금융역동성', '금융소비자' 중심의 거시적 변혁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는 거시적 패러다임은 궁극적으로 금융이 어떤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이런 가치창출도 방식이나 형태, 미래에 존재하는 기회, 사회적 정황 등에 제약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요인 이외에 사회경제적, 기술적 요인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선임연구위원은 세 가지 측면에서 국내 금융산업의 현실을 진단했다.

그는 "현재 국내 금융산업은 부채의 확대와 누적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데 부채는 미래에 상환해야 할 부담이라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부채 중심의 금융서비스 모델에서 탈피하거나 완화시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술개발과 의학발전, 소득여건 개선, 생활패펀 변화 등으로 고령화가 일반화 추세로 흘러가고 있다"며 "고령화는 주택금융 등과 같은 중장기 부채수요를 늘리는 반면 생존리스크를 감안한 보험.연금상품의 수요도 늘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금융산업은 향후 수익창출 기회가 제한되거나 성장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금융산업 자체에 대한 도전은 물론 전체 경제시스템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전체 사회에 대한 도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 선임연구위원은 거시적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도 유의할 점 몇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부채에 의한 성장구조를 보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이자수익 모델에서 수수료 중심 체계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은행은 예대업무에 비해 신탁과 자산관리 비중이 높아지고, 증권은 위탁매매에서 자산관리나 투자서비스의 다양화, 보험은 장기상품이 늘어나면서 자산운용 기능이 핵심업무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금융의 위상이 자산관리자적 입장에서 대내외 금융자산 운용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금융시장의 역동성도 계속 높여가야 한다"며 "역동성은 규제완화와 경쟁촉진, 적극적 개방화 정책 등을 통해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선임연구위원은 거시적 패러다임을 위한 몇 가지 과제로 "금융회사 중심에서 탈피해 금융시장에 대한 새로운 플레이어 참여를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는 기존 시장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구조적 재편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내시장의 수익성과 건전성 중심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업무를 더욱 확대하고,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이해상충에 대해 시장규율와 금전적 제재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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