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민 건설부동산부 팀장

 

[일간투데이 이영민 기자] 지난 23일 LH 이재영 사장은 철저한 재무구조개선 시행으로 행복주택 등 국정과제 수행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내용의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취임 100일을 맞아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재무구조개선과제를 완수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정부의 주택정책이 ‘임대 올인’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사업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으론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동안 공식·비공식적으로 정부에 국민주택기금 출자전환이나, 출자비율 상향조정 등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이에 대한 해답이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자구노력을 해 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재영 사장은 구체적 방안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임대사업과 비임대사업의 회계를 구분해 분리·관리해 적합한 부채해소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상 분양 없는 사업추진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부채가 쌓이는 구조를 갖게 되는 임대사업의 경우, 정부의 지원은 절대적이다. LH 재무구조 문제와 관련해 국토부는 현재 국민주택기금 출자전환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고, 출자비율 상향조정의 경우에도 LH가 요구하는 수준의 조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LH 내부적으로는 현재 30%인 국민임대주택의 정부출자비율을 50%까지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폭적인 출자비율 상향조정은 가능성이 떨어지는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LH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한 문제에 있어서는 기재부 등 관계부처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며 “현재 구체적으로 국민주택기금 출자전환이나 출자비율 상향조정 등의 구체적 협의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확인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비임대사업의 경우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우선 분양을 ‘ZERO(제로)화’하라는 정부방침이 발목을 잡는다. 현재 유래 없는 부동산시장의 침체기 속에서 주택분양을 접고, 보유토지 판매를 통해 수익을 보전한다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어 보인다.

또, 사업계획에서부터 보상, 건설, 판매, 사후관리 등 사업 전 과정에 걸친 구조조정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의 사업방식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제2사업조정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제2사업조정의 핵심은 결국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사업을 해보겠다는 것인데, 현재의 경기상황을 감안하면 민간부문의 적극적인 사업 참여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이재영 사장은 최근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판매목표관리제를 시행하면서 지역본부장들과 판매목표가 명시된 경영계약을 체결하는 등 판매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판매촉진과 사업방식 다각화를 통한 자구노력이 어느 정도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물음표를 붙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 사장의 의욕적인 경영 청사진이 한낱 희망사항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정부당국과 재정지원 및 제도개선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를 서둘러야만 한다. 앞으로 정부당국과 공기업 사이에 벌어질 어려운 협의과정에 이 사장이 과연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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