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보다 저렴해 인기↑…낙찰가율 2.85%p↑

[일간투데이 최정환 기자]8.28대책으로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이 중에서도 경기 북부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수도권을 서울과 경기 남부 및 북부, 인천 등 4개 지역으로 분할해 각 지역별 아파트 경매통계를 산출한 결과, 8월 대비 9월 낙찰가율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경기 북부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북부지역 아파트의 9월 낙찰가율은 77.53%로 집계됐으며, 이는 8월 낙찰가율 74.68%에 비해 2.85%p 증가한 것이다.

반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월 77%에서 9월 76.86%로 0.14%p 내렸고, 같은 기간 인천도 77.05%에서 76.92%로 0.13%p 떨어졌다. 경기 남부지역은 81.26%에서 81.89%로 0.63%p 올랐으나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8.28대책의 수혜를 등에 업은 입찰자들이 수도권 내 법원 중에서도 특히 경기 북부지역 아파트 경매를 관할하는 의정부지법과 고양지원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간 아파트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대체로 경기 남부 지역으로 쏠렸음을 감안할 때 의외의 결과다.

경기 북부지역은 주거 편의성이나 대중교통 여건, 향후 집값 상승 가능성 등 여러가지 이유로 경기 남부에 비하면 매력이 떨어진다는 게 그동안의 중론이었다.

이 때문에 경기 북부지역 아파트는 법원의 부동산 감정평가에서도 남부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

부동산태인이 지난 2000년 이후 경매가 진행된 경기도 소재 아파트 16만6473개를 소재지 별로 분류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경기 북부 아파트의 평균 감정가는 2002년 이후 11년 간 단 한 번도 남부 아파트를 넘어서지 못했다.

올해만 해도 경기 북부 아파트 평균 감정가는 2억9601만원을 기록한 반면, 남부 아파트 평균 감정가는 3억6933만원으로 집계돼 북부보다 7000만원 이상 높았다.

경기 북부 아파트 평균 감정가가 남부보다 높았던 해는 2000년과 2002년, 단 두 해 뿐이다.

그러나 경매업계에서는 낮게 형성된 감정가가 경기 북부 아파트 낙찰가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 남부 소재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8.28대책을 등에 업고 나선 입찰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실제 경기 북부지역 아파트의 입찰 열기는 한 달 전에 비하면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 달 들어 경기 북부지역 아파트 경매에 참여한 입찰자들은 모두 1205명으로 낙찰건(150개)당 경쟁률은 평균 8대 1이었다. 이는 8월(입찰자 1543명, 낙찰건 268개)의 5.8대 1에 비해 2.2명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경기 남부지역 경쟁률은 6.1대 1에서 7.6대 1로 1.5명, 서울 경쟁률은 5.7대 1에서 6.6대 1로 0.9명, 인천 경쟁률은 7.4대 1에서 8대 1로 0.6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 아파트 시장 전체에 온기가 돌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경기 북부지역이 좀 더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경기 북부로 입찰자들이 몰리는 원인은 근본적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호재가 있어서가 아니라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싼 값에 물건을 잡아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심리가 작용, 이 지역으로 시선을 옮긴 입찰자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정 팀장은 이어 "이 지역은 아파트 감정가 자체가 높지 않아 은행 대출을 전제로 입찰보증금을 포함해 5000~7000만원 정도의 현금만 갖고 있다면 낙찰 가능한 물건들이 상당수"라며 "신혼부부나 전세살이를 끝내려는 2~3인 가족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어 연말까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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