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만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

[일간투데이 김태공 기자] 도쿄(東京)신문은 5일 특집기사를 통해 "최근 일본 미디어의 '한국 때리기' 기사가 급증하는 것은 일본의 사회적 불만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려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산케이(産經), 사피오 등 일부 극우 성향 미디어들은 오래전부터 한국 폄하 기사를 단골로 다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혐한(嫌韓)·반한(反韓) 기사가 주간지, 월간지 등 잡지로 확산되고 있다. 이 잡지들은 지난 9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과 관련한 한국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확대가 일본의 올림픽 유치를 방해하려는 공작이라는 식의 음모론을 담고 있다. 한국 경제가 곧 붕괴할 것이라는 식의 근거 없는 기사도 등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간지 기자는 "한국을 깎아내리는 제목의 기사가 실릴 경우 판매량이 늘어난다"면서 "작년 초까지만 해도 한류 기사가 유행했다면 최근에는 반한 기사가 유행"이라고 말했다.

반한 기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한국 경제발전에 대한 라이벌 의식, 한·중의 외교적 접근에 따른 일본의 고립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익 문제에 관한 저술가 야스다 고이치(安田浩一)씨는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경제 침체와 국제관계가 잘 풀리지 않는 것을 한국과 중국 탓으로 돌려 만족하는 분위기가 일부 국민 사이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다음은 일본’이라는 일본의 자존심이 상처를 받자 주변국에 대한 무차별적 비난으로 자위하려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어두운 과거사를 부정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등장도 이런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과거 역사를 모르는 탈(脫)역사 세대들은 아시아 침략과 일본군 강제 동원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에 대한 주변국의 비판을 부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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