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준성 기자] 최근 국내은행의 이익 규모가 급감하는 등 수익성 악화 우려가 증폭함에 따라 오버뱅킹(Over-Banking)에 따른 점포 수 축소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10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점의 경우 인구나 경제규모 대비 지점 수로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적자 점포 증가 등 수익성 측면에서는 오버뱅킹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됐다.

ATM의 경우는 개수나 수익성 측면 모두 '오버뱅킹'으로 판단, 특히 국내은행은 송금과 인출 등 단순거래 업무에서 인터넷과 모바일 등 저비용 채널 활용도가 높아 오버뱅킹 심화 가능성이 다소 높은 편이다.

국내 은행의 점포(지점.ATM) 수는 2000년 이후 증가세를 지속한 결과 2012년말 기준 지점은 7698개, ATM은 6만8173대가 운영 중이다.

지점의 경우 점포 네트워크가 부족한 특수은행들을 중심으로 소매금융 강화 차원에서 지점 수 확대를 주도했다.

ATM의 경우는 우체국과 외은지점, 저축기관, 전문 운영업체들의 ATM이 급증해 2011년말 현재 5만334대로 은행권 ATM 6만8173대에 육박했다.

임재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오버뱅킹은 한 국가의 경제와 금융시장 규모에 비해 은행 수가 많아 경쟁 심화로 은행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을 지칭한다"며 "한 국가내 다수 은행이 존재할 경우 대출 등 자산확대 경쟁으로 과다 금융공급이 발생하는 가운데 금리.수수료 등 과도한 가격경쟁으로 은행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은행 구조조정 결과 은행 수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최근 논의의 핵심인 오버뱅킹 보다 점포과잉을 의미하는 오버브랜치(Over-Branch) 문제에 가깝다"며 "오버뱅킹과 오버브랜치 모두 은행간 과도경쟁으로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여기서는 '오버뱅킹'으로 통칭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중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던 2009년 2조5000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구조적 이익률도 2011년 1.35%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말 1.22%, 올 상반기 1.05%까지 하락하는 등 국내은행 수익창출 능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지점의 경우 인구나 경제규모 대비 시장포화 측면에서 점포 수가 과도한 것은 아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오버뱅킹으로 판단된다"며 "ATM은 설치대수와 수익성 측면 모두 과잉상태"라고 말했다.

2011년 기준 성인인구.경제규모 대비 국내은행 ATM 수는 166.9대와 61.1대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을 제외한 우체국, 외은지점, 저축기관, 전문 운영업체들의 ATM까지 포함하면 270.1대와 98.1대로 더 커진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해 국내은행 ATM이 1대당 평균 166만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도 전형적 오버뱅킹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ATM은 특성상 다양한 수수료 부과가 어려운데다 과잉설비에 따른 유지비용증가, 정부 수수료 규제, ATM 수수료 면제를 대고객 서비스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금융 선진국들에 비해 인터넷과 모바일 등 저비용 비대면 채널 비중이 높다"며 "국내은행 오버뱅킹 수준은 단순히 수치로 판단한 수준 보다 더 심각한 수준일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위적 인력 재편 등 지점수 축소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에서 단순히 지점 수 축소 보다는 지점별 영업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지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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