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적자노선 감편 '골머리'

[일간투데이 김태공 기자]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일본 노선 탑승객수가 전년 대비 평균 3.4% 줄었다. 일본행 여객수는 3.2%, 일본발 여객수는 3.6% 감소를 각각 기록했다.

가파르게 진행된 엔저(円低)로 일본인 여행객이 줄어든데다, 국내 여행객들도 방사능 오염 우려로 일본행을 꺼리면서 일본 노선이 적자운항에 빠져들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 오카야마와 니카타 노선을 감편할 예정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센다이, 시즈오카 노선을 각각 주 4회, 주 5회로 감축했다. 저가항공사(LCC)들도 일본노선 수요 감소 타개책으로 동남아 노선을 잇달아 증편하고 있다.

문제는 계절 변화 등에 따른 일시적인 수요 감소는 있었으나, 올해처럼 장기적으로 탑승객수가 줄어든 경우는 손꼽힌다는 점이다.

이같은 상황은 올해 2~3분기 들어 더욱 심화됐다. 올해 4~8월 일본 노선 탑승객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나 줄었든 것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의 최근 일본 노선 분기 매출액이 동일본 지진의 영향을 받았던 2011년 2분기 당시보다 낮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올해 1~8월 일본 노선 탑승률이 전년 대비 꾸준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2월 -6.5%, 4월 -8.2%, 8월 -4.6% 등이다.

아시아나항공 실적에서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0%. 대한항공도 15%나 된다. 올해만 놓고 보면, 결과적으로 단거리 대비 높은 가격으로 항공사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던 일본 노선이 이제는 실적을 깎아먹는 '요물'이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방사능 사태가 수요 감소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부터 엔저 영향으로 늘어난 일본행 여객수마저 이제는 줄어드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그러나 동계 시즌에는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눈치다. 추운 날씨 덕(?)에 일본 온천을 찾는 전통적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가고시마, 오이타, 나고야 노선 증편에 나섰다. 가고시마의 경우 주 3회에서 주 7회로, 오이타는 12월 말부터 주 2회에서 주 3회로, 나고야는 주간 14회에서 18회로 늘릴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인천~오키나와 노선을 11월 중순부터 주 3회로 증편한다.

동남아 쪽으로도 시선을 돌린다. 아시아나항공은 방콕과 코타키나발루 노선 등을 증편하고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LCC는 방콕과 세부, 비엔티안 노선 등의 운항 횟수를 늘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봄부터 꾸준히 수요 감소가 이어져왔다"며 "엔저, 방사능, 양국 정세 등 외부적인 영향도 있지만 LCC 등과의 경쟁심화 등 요인도 작용한 결과"라고 푸념했다. 그러면서도 "전통적인 온천 관광객 수요, 동남아 노선 증편 등 자구책 등을 통해 일본 노선 활성화에 힘쓰면 어느 정도는 회복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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