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재식 코치가 마장마술을 실현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전재식 코치 주연
마장마술 동료이자 애마 클래식걸 헌정무대


[일간투데이 강근주 기자] “주연으로 나설 클래식걸은 성격이 좋아 사람을 잘 따르고, 머리가 좋아 이번 공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오는 27일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국내 최초로 열리는 말갈라쇼에서 애마 클래식걸과 호흡을 맞추는 전재식 코치(한국마사회)의 얘기다.

‘페가수스 페스티벌-말갈라쇼’는 전재식 코치가 클래식걸에게 바치는 헌정무대나 다름없다. 서커스단에서 활동하다 한 소녀를 만나 스타덤에 오른 뒤 전쟁에 나가 두 눈을 잃은 ‘페가수스’의 사랑을 다룬 말갈라쇼는 클래식걸의 삶과 닮았다. 클래식걸은 12년간 강습용 말로 살았으나 전재식 코치를 만나 마장마술계 스타마가 됐다.

전재식 코치는 독일에서 클래식걸을 만났다. 아름다운 체형에 걸음걸이가 좋아 마음에 들었지만 1,800만원짜리 강습용 말이라 내심 실망했다. 2011년 마장마술을 함께 하던 애마 ‘다크뷰티’가 양쪽 눈을 실명해 어쩔 수 없이 클래식걸을 대체말로 선택했는데, 그 선택은 대성공을 거뒀다. 클래식걸은 첫 출전한 올해 마장마술대회에서 평균 4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2회 우승하며 승마계 뉴페이스로 떠올랐다. 전재식 코치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클래식걸과 같이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게 꿈이다.

전재식 코치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무척 떨린다고 한다. 그동안 국내에서 전통 마장마술과 예술이 접목된 공연은 없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게다가 승마로 갈라쇼를 여는 승마인은 자신이 처음이고, 클래식걸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클 것이다. 사실 클래식걸은 그에게 동병상련의 대상이다. 전재식 코치도 입지전적 인물이다. 지방에서 승마교관을 지내며 절치부심 끝에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종합마술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이후 마장마술로 종목을 바꿨는데, 채 2년도 안돼 전국체전(2012년)에서 우승을 맛봤다.

“이제 국내 마장마술 수준도 크게 높아지고 전문성을 띠는 추세인 만큼 이번 무대가 전통 마장마술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전재식 코치의 소박한 바람이다. 사실 우리 문화와 달리 ‘말 갈라쇼’는 유럽이나 미국 등 승마 선진국에선 이미 고급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 프랑스 국립 승마학교 말갈라쇼. 사진=한국마사회

페가수스 페스티벌-말갈라쇼는 수준 높은 마술(馬術)에 이야기를 입히고, 샌드아트를 접목해 공연의 볼거리를 더했다. 특히 서커스단 활동과 전쟁장면은 국가대표 승마선수들의 화려한 공람마술과 역동적인 장애물 비월로 연출해 공연 완성도를 높였다. 승마로 연출이 힘든 부분은 환상적인 샌드아트로 표현했다. 전재식 코치는 “말은 훌륭한 관광자원이자 대중예술이다. 승마와 연극적 요소가 결합한 말갈라쇼는 관람객들에게 승마‧경마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안겨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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