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야 늘든 말든 '성과급 잔치'만 요란...근무기강 해이까지

[일간투데이 박응식 기자]최승대 경기도시공사 사장이 취임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뚜렷한 경영개선 실적을 보여주지 못한 채 최근 실시된 국정감사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병호 의원(민주당)은 경기도시공사의 부채가 2008년 5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4957억원으로 무려 62%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부채에 대한 이자로만 최근 5년간 7676억원을 지급해 부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는 늘어나고 있지만 경영평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난 2010년 안전행정부 경영평가에서는 ‘우수’를 받았지만 2011년과 2012년에는 ‘나’ 등급으로 떨어졌다. 경기도 경영평가에서도 2010년 ‘A’ 등급에서 2012년 ‘B’ 등급으로 하락했다.

경영평가가 하락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자료는 또 있다.

지난 9월 초 기업경영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 동기 대비 비교가 가능한 60개 비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경기도시공사는 영업이익 감소율이 가장 높은 회사로 뽑혔다.

지난해 상반기 23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307억원으로 동기 대비 87%나 감소한 것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5억원의 적자로 전환해 경영합리화 노력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수도권 도시공사 사장 가운데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서울시 산하 SH공사 사장의 연봉 1억198억원, 인천도시공사 사장의 연봉 1억 414만원보다 많은 1억 2514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5년 동안 부채가 3조 이상 증가했음에도 경기도시공사는 최근 3년간 임직원들에게 72억9500만원이나 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최승대 사장이 취임하기 이전에 발생한 문제라고는 하지만,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공기업에서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에게 수십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경기도시공사의 경영이 이처럼 악화되고 있지만 경기도 행정2부지사 출신인 최승대 사장이 취임한 이후 외부의 평가는 싸늘하기만 하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김관영 의원(민주당)은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지사가 임명한 최승대 사장의 조직관리가 무능, 무책임, 무개념 3무(無)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로 인해 초등학교 학급 수준만도 못한 경기도시공사라는 비판들이 나오는 것 아니겠냐”고 김 지사에게까지 화살을 돌렸다.

최승대 사장 입장에서는 김관영 의원의 공사에 대한 비판이 억울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직원들의 근무기강이 해이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사례 역시 발견되고 있다.

국정감사를 통해 경기도시공사에 대한 문제들이 지적을 받고 있는 국정감사 기간에 고위직에 해당하는 홍보처장(2급)이 평일 낮 근무시간에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문상을 위해 자리를 비운다면 공사 소속 다른 직원들의 근무기강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현재 경기도청 산하 23개 기관의 전체 부채가 총 8조8685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경기도시공사의 8조원이 넘는 부채는 경기도 전체를 휘청이게 하는 규모다.

최승대 사장은 우선 경기도시공사의 경영을 책임진 입장에서 '내 집 살림'이라고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방만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직원들의 근무기강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지방공기업이라고 해서 국민들의 시선에서 비켜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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