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조창용 기자] "폭스바겐은 독일의 자존심입니다. 국민차에요. 한국에서 결함이 발견된 차량은 우연히 이 것 하나 뿐이에요"

지난 달 본지 기자가 소비자 제보로 보도한 "폭스바겐 파사트 '누수결함' 알고도 '쉬쉬'" 제하의 기사에 대해 폭스바겐측 홍보대행사관계자가 기자에게 항변한 말이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는 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해 부터 미국에서 제조한 신형을 국내에 싼값에 들여와 폭발적인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링카다.

이런 차량이 하체에 구멍이 나 물이스며든다니 폭스바겐측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딱 이거 하나에요. 다른 차량은 제보된 적이 없어요. AS센터에서 발견한 뒤 고쳐준다는데 차주가 워낙 무리하게 차량교환만 고집해서 이렇게 불거진 거에요. 차량안전에 직접적인 위해될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말이죠" 폭스바겐측은 억울하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차량 구입자는 그동안 참을만큼 참았다는 얘기였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초기에 보상에 적극적이었다면 그대로 묻힐 뻔한 결함이었다. 그러나 폭스바겐코리아는 그러질 않았다. 그게 뭐 그리 심각한 문제냐 이거였다. 독일이 자랑하는 국민차가 그렇게 결함 많은 차를 생산할 리 없다는 식이었다. 한국 소비자의 이해 부족을 탓하는 내용이었다.

폭스바겐측의 한국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의식을 애써 하지 않으려는데 진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당연히 차량에 문제가 발견되어 인정할만한 결함이 생겼는데도 이를 한국 시장이라는 특수성을 갖다대어 판단하는 우를 범한 것이다.

한편 지난 2일 MBC TV 뉴스가 보도한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의 '브레이크 결함'은 더욱 충격적이다. 이 번에는 물이 스며드는 정도가 아닌 안전운전에 치명적인 '브레이크 결함'이 나타난 것이다.

본지 기자가 취재한 바에 의하면 미국에서 제조된 신형 파사트는 최신 전장부품 등을 제외한 그야말로 소박한 옵션만으로 국내 현대차 그랜저 등을 타킷으로 4000만원에도 못미치는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국내 자동차 소비시장을 파고 들어 성공한 차량이다.

애초부터 미국 현지 제조라는 글로벌 공급방식을 취한 폭스바겐 본사의 대 아시아 전략은 싸구려 제품의 결함을 예고한 것과 다름이 없다.

독일 국민차라는 애칭에 걸맞는 자존심 마케팅은 온데간데 없고 아시아 특히 한국의 소비자 의식의 수준을 간과 한 결과다.

폭스바겐은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한국 소비자들에게 자초지종을 밝히고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만일 이 번에도 실기한다면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는 소비자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게 불문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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