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정현 기자] 지난달 14일 시작된 25년째 국감이 이달 초 20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정쟁국감’ ‘파행국감’ ‘겉핥기 국감’ ‘막말국감’ ‘상시국감’ 등 각종 키워드가 쏟아졌다. 여야는 나름대로 이번 국감을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일궈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피감기관이 628개로 역대 최대 규모였으며, 무더기 증인채택으로 한정된 시간에 부실한 질의가 이어지는 한계를 드러냈다.

올해도 무사히 넘어가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피감기관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부실한 국감으로 인해 피감기관들의 부실한 답변과 함께 한때만 잘 피해보자는 안일주의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피감기관들의 임기응변식 안일주의에 일침을 가한 의원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은 지난 1일 열린 국토교통부 종합감사에서 “국토부와 산하기관들이 매해 비슷한 지적들을 반복해서 받고 있음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피감기관들이 의원들의 지적사항에 대해 성의 있는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국토부 및 산하기관이 최근 5년간 국정감사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받은 사항이 모두 47건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토부와 주요 산하기관들이 제출한 ‘국정감사결과 시정 및 처리요구사항에 대한 처리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로,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국정감사에서 3회 이상 똑같은 지적을 받은 건수의 합이다.

기관별로 가장 많이 지적된 사항들을 보면, 국토부는 ‘공기업 누적적자 해결대책’을 반복적으로 지적받았으며, 행복도시건설청은 ‘행복도시 자족기능 확보’에 대해 수차례 지적받았다.

코레일의 경우 ‘민자역사 문제점·운영활성화 대책 마련’에 대해, 철도시설공단은 ‘철도교량 및 각종시설 내진설계 미비대책 마련’에 대해, 한국도로공사는 ‘영업소 수의계약 관행 시정 및 공개입찰 확대’에 대해 매번 지적을 받아왔다.

교통안전공단 역시 ‘고령운전자 사망사고 증가 대책마련’에 대해 올해도 지적받았으며,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매각 중단’에 대해, 한국공항공사도 ‘김포공항 국제선 유치방안 검토’에 대해, LH도 ‘설계변경으로 인한 사업비 증가대책 마련’에 대해 반복적으로 지적받았고, 대책마련을 약속했었다.

이 때문에 ‘상시국감’ 도입에 대한 조심스러운 제안이 나오고 있다. 국가의 주요정책을 추진하느라 밤낮 땀 흘리며 애쓰는 선량한 공무원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 아니다. 올해도 ‘무사한 국감이었다’ 생각 말고 근본적인 해결에 힘써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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