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박응식 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신당 창당을 위한 수순으로 지난 10일 전국 12개 광역단위에서 지역 조직을 담당할 실행위원 466명의 명단을 추가로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113명, 경기 72명, 인천 28명, 대전 32명, 충남 16명, 충북 14명, 광주·전남 80명, 전북 61명, 부산·경남 41명, 제주 9명이다. 지난 9월 1차로 발표한 호남지역 실행위원 68명을 포함하면 총 534명의 실행위원이 인선된 셈이다.

정치권의 기대를 모은 이번 실행위원 인선 발표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이번 실행위원 인선을 누가 주도했는지 알 수 없지만, 한 마디로 '낙제점'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강원 대구 경북 지역 실행위원은 올해 안에 발표하겠다고 밝힌 것을 보면, 사실상 이번 인선이 '안철수 신당'의 밑그림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우선, 이름만 대면 알만한 중량급 명망가가 없음은 물론, 정치권 인사의 경우에도 상당수가 민주당 원외 인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민주당 주변 세력들의 집합'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의 "눈에 띄는 사람이 없다. 민주당에서 뭔가를 해보려고 했던 이른 바 '기웃세력'이 많다. 크게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는 발언은 안철수 신당에 대한 견제구의 성격으로만 볼 것도 아니다.

그뿐만이 아니다. 창당 요건에 필요한 발기인 머리수를 채우기 위해 사람을 급히 모았다는 지적도 있다.민주당 출신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정의당,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 등이 두루 포함된 것을 두고 '안철수 신당'이 추구하는 이념 지향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임승철 전 진보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 통합진보당 출신의 천중근 전남도 의원과 자유총연맹 출신의 강신봉 전 지역위원장이 '안철수호(號)에 같이 승선하기에는 색깔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봐야 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름대로 이름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결국 그만큼 사람이 모이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이사람들만으로는 지방선거는 몰라도 정당 차원의 세력화는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말한 것은 지극히 정확한 분석이라 할 것이다

일부 정치권, 법조계 출신 인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군소단체 소속이거나 개인사업을 영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당초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실행위원의 면면을 보면 이런 사람들이 과연 '새정치'를 표방하는 안철수 신당의 면모에 부합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인사들이 과연 '안철수의 사람들'로 충분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책 네트워크 내일 관계자는 이번 인선에 대해 "정치권 인사에 편중되지 않고 여성, 청년, 시민사회, 학계, 노동계, 법조계 등 개방성·전문성·참신성을 두루 갖춘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이 고루 참여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선 내용을 들여다 보면 개방적이지도 않고 전문성과 참신성을 두루 갖추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534명의 실행위원 가운데 변호사와 교수 몇명 포함된 것으로 전문성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참신성 부분에서는 더욱 더 따가운 비판이 뒤따른다.특히 인선 과정에서 얼마나 공정한 평가를 기반으로 실행위원이 선정됐는지는 더욱 더 의문이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은 민주당을 대체로 10% 가까이 따돌리면서 정당 지지율만 보면 제2당의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현실 정치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특히나 이번 실행위원 인선 이후에도 여론조사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올지도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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