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沁心) 하연수초대전 2014년 11월28일-12월4일 가회동60

▲ landscape, 27x45cm, korean paper, stone powder, 2014

흔히 멋진 풍경을 보면 무엇인가 가슴에서 느껴지는 진한 뭉클함과 함께 감탄이 나온다.

이번에 소개할 하연수 작가는 따뜻한 감성을 지닌 한국화가로 편안함과 동시에 숙연함이 느껴지는 풍경을 선보인다. 바다, 호수, 하늘, 꽃, 나무 등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하연수 작가의 ‘심심’이란 주제가 의미하는 것은 매일 보는 주변의 풍경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용히 마음속에 스며들어와 익숙해짐을 뜻한다. 또한 시간과 기후, 감정의 변화에 따라 순간 생경하게 느껴지는 풍경의 또 다른 인상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강원도의 바다와 호수가 있는 곳을 매일 지나다닌다는 그는 늘 보는 풍경이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문득 그곳이 낯설게 느껴지는 경험을 한다고 한다. 새벽녘에 보는 안개 낀 푸르스름한 바다가 다르고, 정오의 따뜻하고 선명한 빛의 바다가 그렇고, 해질 녘의 강렬한 색채와 함께 어슴푸레한 바다가 다르듯이 말이다. 여기에 그날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더욱 다르게 느껴지고 전달되기 때문이다.

▲ landscape-twilight, 61x86cm, korean paper, stone powder, 2014

작품 「landscape-twilight」, 「landscape」는 해질 녘 경포호수의 풍경으로 햇빛과 달빛이 엇갈리는 시간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평구도의 왠지 낯익은 잔잔한 풍경이지만 마음의 변화에 따라 색감이나 구도의 표현이 달라 같은 곳이지만 다른 느낌이 든다.

「landscape-twilight」은 파랑과 노랑의 보색대비로 이루어져있다. 강하지만 격하지 않고 선명하지만 튀지 않는다. 채색화 특성상 분채와 석채를 사용해 발색과 선명도가 높지만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중복되어 겹쳐진 분채의 깊은 색감 위에 수정말로 은은함과 화사함을 표현하고 있다. 수정말을 통해 실제로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의 느낌을 생동감 있게 잘 보여주고 있다.

「landscape」작품은 좀 더 어스름한 모습이다. 거의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호수와 좁은 면적의 산의 대비가 재밌는, 단순한 구도지만 극적인 긴장감이 느껴진다. 따뜻하고 밝은 빛의 넓은 호수가 멀리보이는 어둠으로 더욱 밝게 보이지만 금방이라도 까맣게 변할 것 같다.

하연수는 자연을 보고 느끼고 그렇게 계속해서 하나가되듯이 세상과 소통하는 그만의 색채와 조형언어로 진한 감동과 기운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도... 바라본다...마음속에...조용히...스며들게...

이애리(미술학박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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