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최고경영자(CEO)인 김창수 사장은 지난 8일 보험 컨설턴트 시험에 응시했다. 생명보험협회가 주관하는 이 시험에 통과하면 보험 판매 자격을 얻게 된다. 김 사장이 컨설턴트 시험에 직접 응시한 것은 CEO가 선두에 서서 영업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삼성생명이 영업실적 확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설계사 등 기존 영업조직 뿐 아니라 본사 사무직 직원들까지 판매에 나선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오는 하반기부터 전 임직원이 자사 보험상품 영업에 들어간다.

아직 의무적으로 계약해야하는 수치까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개인 당 판매량을 설정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중이다.

이는 삼성생명이 지난달부터 추진하고 있는 '현장 사랑 캠페인'의 일환이다. 전례없는 이 캠페인은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고객에게 더 다가자는 게 그 취지다.

상반기 중에는 전 임직원이 컨설턴트(설계사)가 보유하고 있는 영업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보험상품 내용을 익히는 데 중점을 둔다. 하반기부터는 취득한 자격증을 바탕으로 직접 보험 판매에 투입된다.

하지만 캠페인 차원에서 진행된다고 해서 일선 직원들이 느끼는 압박 강도가 적을 수 없다.

무엇보다 김창수 사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김 사장이 컨설턴트 등록 시험에 먼저 응시한 것도 사내 전직원들의 동참을 유도하는 차원이라는게 일선 직원들의 시각이다.

이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영업 만이 살 길'이라는 경영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잇따라 세 차례나 인하되면서 삼성생명의 이차역마진은 올해 1분기 0.6%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올해 1분기 삼성생명은 4637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3% 증가했지만, 이 역시 결국 삼성생명과 화재 등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과 계열사 퇴직연금 시장 확보 효과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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