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경제인회, 한·중·일 FTA조속체결 공동성명 채택

한국과 일본 경제계는 양국이 '단일 경제권'을 형성해 동반성장·공동번영의 시대를 만들어 나가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또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조속 체결을 적극 지지하는 한편 평창·도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제47회 한·일 경제인회의에 참석한 양국 경제인 307명(한국 192명, 일본 115명)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이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해 동반성장·공동번영의 시대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이 기반 위에 지속 가능하고도 균형잡힌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실현해 명실공히 '21세기를 아시아의 세기'로 만들어 나가는데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실천 과제로는 ▲한국 창조경제 실현 협력 ▲TPP 등 다자간 광역 FTA 지지 ▲제3국 공동진출 확대 및 미래성장 분야 협력 ▲금융부문 정책공조 및 통신분야 협력 확대 ▲청소년 교류 및 차세대 교류 내실화·확대 ▲평창동계올림픽(2018년)·도쿄올림픽(2020년)·패럴림픽 상호 협력 ▲양국 정부에 대한 기대 등을 제시했다.

양국 경제인은 광역 FTA와 관련해 "한국의 TPP 참가 및 한·일·중 FTA 체결은 한·일 양국의 '단일 경제권' 형성은 물론 아시아 지역 전체의 경제통합을 위해서도 뜻깊은 일"이라며 "양국 경제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원개발·인프라 수출 분야와 의료·요양보호 분야 등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금융 부뮨에서는 금융·환율·투자 등 경제정책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고 양국 정부에 적절한 조정을 제안하기로 했다. 통신분야는 티-머니 등 비접촉형 IC카드와 은행카드 제휴 등 정보통신(ICT) 연계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해 고교생·대학생 교류, 기업 인턴십 연수, 차세대 경영자 교류회 등을 실시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2018년 평창,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한·일 공동 표기 표준화, 기상·자연재해 정보 공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간 차원의 경제·문화·인재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하는 한편 양국 정부에도 이해와 지원을 기대했다.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 회장)과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미쓰비시상사 전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회의는 향후 50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회의는 다양하고 큰 성과를 낸 뜻깊은 자리였다"며 "향후 50년을 내다보는 훌륭한 출발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일본 경제인들은 또 정치적으로 경직된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양국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했다.

김 회장은 "일본 대표단이 박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한·일 정상회담이 조속히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박 대통령은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며 "양국 경제인들은 좋은 결과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키오 회장은 엔저 현상에 대해 "지금까지 일본의 실물경제가 반영되지 않은 채 지나치게 엔화 강세를 보였던 것이 시정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기업인의 입장에서 환율이 급등·급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수입업체 입장에서도 엔화 약세 장기화는 긍정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미키오 회장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치 또는 역사와 관련해 언급할 만한 입장이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한 후 "경제적인 교류 확대가 정치적인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같은 맥락에서 이번 회의에서 다양한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내년 한·일경제인회의는 일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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