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의섭 산업연구실장

최근의 해외건설시장의 하나의 특징은 도급형공사의 비중은 감소하고, 부동산 개발사업과 BTO 등 민간자본을 이용한 인프라 공사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은행(World Bank) 자료에 의하면 개발도상국의 투자개발형 인프라 시장은 90년 117억 달러 규모에서 2000년 908억 달러, 2007년 1,579억 달러 규모로 증가했다.

한편, 도급형 공사의 경우도 일부 발주처는 시공자에게 금융 주선을 요구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어, 해외공사 수주에 있어 금융 주선 능력이 경쟁력의 주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건설시장에서 금융이 수주 경쟁력의 주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여전히 자금 동원 능력 또는 금융기관에서 보증서 발급이 어려워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 고는 중소건설업체의 해외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금융 지원 방안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

◈중소업체 해외건설 활성화를 위해선 수출입은행이 적극 나서야

우선 중소 건설업체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선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과 융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수출입은행의 해외건설 보증실적은 2006년 7,001억원, 2007년 1조 70억원이며, 이 중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은 2006년 12억원(전체 보증의 0.2%), 2007년 476억원(전체 보증의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의 해외건설 융자 실적은 2006년 8,537억원, 2007년 2007년 1조 97억원이지만, 모두 대기업에 대한 실적이고 중소기업에 대한 실적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와 같이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과 융자 실적이 미미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수출입은행이 평가한 중소기업의 신용도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과 융자를 확대하기 위해선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평가와 대상 공사의 타당성조사가 더욱 세밀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출입은행의 인력과 비용이 더 많이 투입돼야 하는데 수출입은행이 자발적으로 이렇게 할 유인이 없다.

이를 해소키 위해선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해외건설 보증 및 융자 자금을 특별 자금을 제공커나, 수출입은행의 전체 보증 및 융자자금 가운데 중소기업에 대한 비율을 할당(quota)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에 대한 수주금액에 대한 해외건설 보증 및 융자 비율을 할당하면 수출입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보다 세밀한 신용평가 제도를 구축하고, 해외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보다 세밀한 타당성 조사 시스템을 구축하여 중소기업 보증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려고 노력할 것이다. 한편, 공기업 평가 시에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입은 손실은 일정 부분 손실로 인정치 않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건설공제조합에게 외국환 업무 취급 허용해야

중소기업에 대한 해외건설보증 확대 방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안은 국내 건설보증에서 중소기업보증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건설공제조합이 직접 보증, 또는 현지 은행의 복보증 형태로 해외건설보증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건설공제조합이 해외건설보증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은 건설공제조합에게 외국환업무 취급 기관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현재 ‘건설산업기본법’에선 건설 관련 공제조합이 해외건설에 대한 보증 업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건설산업기본법’ 제56조 제1항 제1호 및 동 시행령 제1항 제2호), ‘외국환거래법’상 외국환 취급 업무가 허용돼 있지 않아 직접 해외건설 보증을 취급할 수 없다.

건설공제조합이 해외건설 보증을 직접 취급키 위해선 건설공제조합이 ‘외국환거래법’ 상의 금융기관에 해당해야 한다. 따라서 건설공제조합이 외국환업무를 취급키 위해선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이 정하는 금융기관에 건설공제조합이 포함되도록 외국환거래법을 개정해야 한다(「외국환거래법」시행령 제6조).

◈중소건설업에 대한 수출보험도 확대해야

수출보험공사의 해외건설 사업과 관련한 보험 상품으로는 중장기수출보험, 이자율변동보험, 해외공사보험, 수출보증보험, 환변동보험, 해외투자보험, 해외사업금융보험 등이 있는데, 중소건설업체의 해외진출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수출보험의 개선방안으론 수출보험공사가 중소건설업체에 대한 해외투자보험 및 해외사업금융보험 인수를 확대해야 한다.

수출보험공사의 해외투자보험 인수 실적은 2006년 1,327억원, 2007년 4,817억원이고, 2007년에 도입한 해외사업금융보험 인수 실적은 2007년 2,190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수출보험공사가 중소기업에 대한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스도 해외사업금융보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현재 중소건설업체가 많이 진출하고 있는 부동산개발사업은 리스크가 높다는 이유로 해외사업금융보험의 대상 사업에서 제외되고 있다. 본 고는 해외건설과 관련된 금융의 현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건설시장이 침체된 지금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해 해외건설업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본 일조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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