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상황 대비한 다양한 훈련이 진행될 예정

▲ 필리핀 타구이그에서 4일 미군 제3 해병원정단과 필리핀 해병대 대원들이 33차 미-필리핀 합동군사훈련 개막식에서 팔짱을 끼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하면 주필리핀 미국대사관이 "미·필리핀 연례 합동 상륙훈련(PHIBLEX)이 루손 섬과 팔라완 섬 등 필리핀 북서부 지역에서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등 미군 1400여 명과 필리핀군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다"고 4일 밝혔다.

훈련 지역에는 남중국해 해역도 포함됐으며 실탄 포격, 구조 등 위기 상황을 대비한 다양한 훈련이 진행된다.

지난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실시되는 양국간의 대규모 군사훈련이지만, 이번 훈련을 끝으로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필리핀의 합동 군사훈련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는 양국 합동 군사훈련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시위대는 최근 미국에 불편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중국이 원하지 않는 '전쟁 게임(합동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다"며 "이번이 미국과 필리핀의 마지막 훈련이 될 것이다. 미국과의 오랜 방위조약을 존중하지만 중국이 필리핀과 미국의 합동해상 훈련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과 필리핀이 체결한 방위협력확대협정(EDCA)과 관련해 "EDCA는 공식 문서이지만 필리핀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았다"며 "내가 (미군에) 필리핀을 떠나도록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EDCA를 재고하는 게 낫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미 백악관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협정 폐기를 위해서는 공식적인 절차가 진행돼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시작됐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정권 교체 후 친중국 노선으로 급선회하는 필리핀에 대해 한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필리핀이 중국과 더욱 효과적인 관계를 맺으려는 것이라며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필리핀 양국은 2014년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체결한 바 있다. 협정은 10년의 효력을 지녔으며, 필리핀 대법원이 올해 1월 합헌 판결을 하면서 효력이 발생하게 됐다. 필리핀 현지 군부대에 미군 병력과 군함, 전투기의 일시적인 기지 사용을 허용하는 등 군사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협정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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