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가 풀려 너무 좋다"…무소속 후보와 같은 상황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10일 펜실베이니아주 앰브리지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지난 11일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공화당과의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과거의 음담패설 파일이 공개되면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해 많은 의원들이 자신에 대한 지지 철회를 선언한 데 대해 "내게 채워졌던 (공화당의) 족쇄가 풀려 너무 좋다"면서 이제부터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미국을 위해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이제 무소속(independent) 후보'와 다름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의 레인스 프리버스 위원장을 비롯해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이 여전히 트럼프를 당의 대선 후보로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11일 여러 건의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해 공화당 주류 인사들을 향해 좌충우돌 비난을 쏟아냈다.

"더 이상 트럼프를 방어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라이언 의장을 향해 그는 "약하고 비능률적(and ineffective)"이라면서,하루 전 열린 전화회의에서 참가자들이 라이언의 배신행위에 대해 들고 일어났었다고 주장했다. 또 오는 11월 8일 치러지는 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라이언 의장에 대해 "나도 그를 전혀 지지하지 않는다(zero support)"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라이언과 마찬가지로 자신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해선 "입이 더럽다(foul-mouthed)"는 표현을 썼다. "매우 입이 더러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지난 경선 때 내 지지를 빌었고, 내가 지지해주자 이겼다. 그런데 라커룸 대화로 나를 버렸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은 매케인이 지지를 빌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근거없는 것으로 지적했다.

트럼프는 특히 "불충한 공화당은 사기꾼 클린턴보다 훨씬 더 어렵다. 그들은 이기는 법을 모른다. 내가 그들에게 가르쳐주겠다!"며 공화당 자체에 대해 맹폭을 가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자 기사에서 공화당 주류의 지지를 잃은 트럼프가 사실상 무소속 대선후보가 됐다고 지적한 바있다.

WSJ은 트럼프가 만에 하나 기성 정치에 환멸을 느낀 일반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된다 하더라도 국정을 운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당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대통령은 힘이 없으며 소외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예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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