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처럼 원하는 모양으로 형태·크기 확장 가능

▲ 뜨개질 방법을 통해 섬유형태로 제작된 웨어러블 대기압 플라즈마 반응기. 자료=국방과학연구소

[일간투데이 엄수연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이하 ADD)는 '입을 수 있는 플라즈마 직물'의 제작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으로 이 기술을 활용해 플라즈마를 활용하는 산업분야에서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ADD 연구소의 정희수 선임연구원은 '입을 수 있는 플라즈마 직물(Wearable Plasma Fabric)' 연구 결과를 지난 18일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 했다.

플라즈마(Plasma)란 고체와 액체, 기체 등 세 가지의 물질 상태로 나뉘지 않는 '제4의 물질 상태'다. 기체 상태에 높은 에너지를 가하면 기체는 전자와 원자핵으로 분리돼 플라즈마 상태가 된는 것을 말하며, 번개, 오로라 등이 대표적인 플라즈마 상태다.

기존의 플라즈마 반응기는 단단하고 평평한 도체 전극을 사용하기 때문에 3차원의 복잡한 전극 구조를 제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정 연구원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원하는 대로 구부리고 묶을 수 있는 유연전극을 고안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유연전극은 한 가닥의 전선(wire)형태가 방전이 가능한 단위구조로 이뤄져 있어 뜨개질 방법(편조·직조)을 활용해 2차원이나 3차원 등 원하는 모양으로 전극의 형태와 크기를 쉽게 확장할 수 있다.

ADD는 이를 활용해 대기압 공기 플라즈마를 덮어서 제독이 가능한 '플라즈마 담요'를 연구 중에 있다.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서도 플라즈마 담요의 핵심 부품인 유연전극을 활용해 독성화학무기인 신경작용제(VX·GD)와 수포작용제(HD)를 수십 분 내에 제독 가능한 독보적인 기술을 소개하고 그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제독(decontamination)이란 화생방 작용제를 분해, 약화, 제거 등을 통해 안전한 환경이 되도록 하는 작업 과정을 말한다. 신경작용제(Nerve agent)란 흡입 또는 피부 접촉 시 주로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균형을 파괴함으로써 단시간 내에 사망하게 하는 급속 살상 작용제다. 수포작용제(Blister agent)란 피부에 작용해 수포를 형성하고 소화기, 눈, 호흡기 계통에 부상을 입히는 작용제다.

플라즈마가 표면이나 공기 중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며, 살균과 상처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환경과 식품, 바이오, 의료, 미용 분야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정 연구원은 "국방과학 분야의 독창적이고 선도적인 플라즈마 기술 개발을 통해 국가 안보를 굳건히 하고, 민수로의 기술이전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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