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개헌안 추진 때문

▲ 자료=코트라 이스탄불 무역관
[일간투데이 이동재 기자] 터키의 리라화가 이상 급락 추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터기 정부가 개헌을 추진하고 비상사태 등에 처해 있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여파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지 경제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대폭 인상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터키 리라화 환율은 지난해 9.1.~12.30. 달러당 19.54 % 올랐고,올 1월13일까지 8.31% 상승했다. 지난해 7월15일 군 쿠테타 시도 이후 급격 상승했던 환율은 8월 중 종전 수준으로 낮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10월 초 달러당 리라화 환율이 3.0을 넘어선 이래 3개월간 줄곧 환율 상승 지속됐다.

터키는 현재 대통령제 중심제 개헌을 추진중이다. 의원내각제 헌법을 행정 수반이 되는 대통령 중심제로 전환하기 위한 개헌안이 지난해 12월 말 의회에 제출됐다. 이 때문에 올 연초부터 의회 내 논의가 개시돼 정당 간 대치 격화되고 있다. 여당 정의개발당(AKP)과 야당인 민족행동당(MHP)이 개헌을 지지하고, 공화인민당(CHP) 및 인민민주당(HDP) 등 2개 야당은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 개헌안은 의회 통과 후 국민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나 국민투표 가결 여부는 예측 불가하며, 개헌안이 가결되지 않을 경우 조기 총선론이 대두되고 있다. 휴리옛데일리 등 현지 주요 언론은 실질적으로 리라화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을 개헌안 추진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군 쿠테타 시도 이후, 쿠테타 연계 세력의 척결을 위해 3개월간의 비상사태가 3개월씩 2회에 걸쳐 추가 연장된 것도 리라화 약세의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되면서 만성적자 상태에 빠진 터키의 리라화가 더욱 약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신흥개도국의 통화는 최근 오히려 상승 추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리라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하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은행에 대한 외환지급준비율 0.5% 인하를 통해 15억 달러의 외환을 시장에 공급하고, 추가 수요에 대해서도 대응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지난 12일 중앙은행이 금융권에 대한 REPO 옥션을 취소함으로써 리라화의 통화긴축조치를 취하자, 환율이 3.81로 상당폭 내려간 상태다.

한편 무디스, S&P 등 주요 국제신용평가기관은 터키 국가신용도를 투기적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27일로 예정된 Fitch의 평가에서 하향 조정 여부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펀더멘털만으로 볼 때, 터키 경제는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약 3% 성장할 것으로 IMF, OECD, World Bank 등 국제경제기구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머지 않아 리라화가 정상적 추세로 돌아올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