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 한재경 교수

▲ 교통안전공단 한재경 교수

[일간투데이] 매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줄어들어 현재 4천명대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의외로 쉽게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비법이 있다. 바로 안전띠 착용 강화이다. 너무 단순한 대책이라 미심쩍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교통안전공단에서 실험한 결과를 보면 이를 수긍할 수 있다. 실험은 승합차를 80㎞/h로 주행한 상태에서 콘크리트 구조물에 충돌시키는 것이다.

이 때 차량 내에 인체모형을 두고 안전띠를 착용하거나 착용하지 않은 경우의 손상 정도를 비교 분석하였다.

승합차 충돌시험 결과, 안전띠를 매지 않은 인체모형은 천정이나 내측 벽, 의자 등에 심하게 부딪치거나 차 외부로 신체 일부가 이탈되었다.

그 결과 머리나 가슴 부위에 가해지는 충격으로 인한 사망 확률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하지 않더라도 중상정도가 안전띠를 맨 경우에 비해 무려 1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안전띠를 맨 인체모형은 몸이 의자에 고정되어 있어서 부상정도가 생각보다 경미하였다.

또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흔들리거나 전복되는 과정에서 승객이 자동차 밖으로 튕겨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 경우 사망할 가능성은 13.59%로 차 내에 있는 경우의 사망률 0.77%보다 약 18배 높았다.

그래서 안전띠를 ‘생명띠’라고 부르는 것이다. 또한 교통사고 발생 시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승객 상호간은 물론 차내 의자, 내벽, 바닥 등에 부딪치면서 큰 부상을 입게 된다.

따라서 교통사고 발생 시 상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안전띠 착용인 것이다.

자동차 탑승자 스스로 안전띠가 곧 생명 띠임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안전띠 착용을 습관화하여야 한다.

앞좌석 안전띠 착용은 의무사항이라 단속도 하고 강제도 하고 있지만 안전띠 착용률은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승용차 앞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84.4%(일본 98%, 독일 97%)로 교통안전 선진국과 비교하여 낮은 수준이며, 특히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에서의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25.7%로 더 형편없다.

따라서 안전띠 미착용에 대한 단속강화는 물론 범칙금을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행 3만원의 범칙금은 진로변경 신호불이행 등 낮은 수준의 범칙행위와 같아서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안전띠 착용률만 높여도 매년 200~300 명의 귀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

<교통안전공단 한재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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