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진출 방식·미래 자동차 산업 선점 등 전략 이용

[일간투데이 이동재 기자] 중국의 완성차 기업들이 미국 자동차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의 미국 자동차 시장 공략은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첫째는 한국과 일본의 기존 진출 방식을 따르는 형태다. 경제성이 높은 저가 소형차 모델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점진적으로 고급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두번째는 미래 자동차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방식이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내 고급 자동차 시장을 겨냥, 상대적으로 판매가가 높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을 파고드는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 자동차 기업 파라데이 퓨쳐사는 이미 닛산 자동차가 보유했던 예전 캘리포니아 본사 건물을 구매해 현지 법인으로 활용 중이다. 향후 네바다 주에서 2019년부터 판매가 20만 달러 수준의 고급 전기차를 생산하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미국 시장 출시 모델은 두 가지로 연간 약 1만 대가 생산될 예정이며, 총 투자규모는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데이 퓨쳐사의 콘셉트카 FF91는 라스베이거스 CES 전시회에서 처음 소개으며 자율주행 기능도 보유하고 있다. FF91은 현재 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테슬라의 모델 X 등에 대한 주요 경쟁모델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완샹 그룹도 지난 2014년 재정문제로 파산한 미 전기차 기업 피스커 오토모티브사를 인수, 캘리포니아 주 모레노 밸리 지역에서 전기차 카르마(Karma)를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FF91, Karma 등 중국 기업들의 전기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파장도 커지고 있다. 벌써부터 닛산 자동차의 리프와 테슬라 모터스의 S시리즈, 쉐보레 볼트 등으로 나뉘어 있던 미국 내 전기자동차 시장 판도가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이밖에도 중국의 비야디(BYD) 자동차는 2017년 현재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판매가 10만 달러 이상의 버스 모델을 생산 중이다. 지난 2010년 중국의 지리(Geely) 자동차에 합병된 볼보 자동차는 2016년 미국 판매량 8만2724대를 기록하며, 2014년 이래 3년간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미국 진출은 2010년대부터 본격화됐으며 2015~2016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2010~2016년 사이 총 128개, 50억 달러 규모 이상의 투자가 진행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주로 미국 자동차 산업 중심지 미시간 주와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 기업의 미국 진출 시 주요 특징은 현지 기업 인수·합병이 매우 활발하다는 점이다. 이 경우 현지 기업을 그대로 흡수하기보다 현지 고유 브랜드 가치를 보존하고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막강한 자본력과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내구성과 브랜드 이미지 면에서 부족함이 존재한다는 업계의 평가는 두고두고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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