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38억 엔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

[일간투데이 이동재 기자] 일본이 드론을 활용한 배달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일본 드론 시장규모는 약 200억 엔으로 전년(104억 엔)에 비해 90% 이상 성장했다. 일본 정부가 주요 정책으로 내거는 로봇 쇼케이스화 정책과도 맞물려 2020년에는 시장규모가 1138억 엔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봇쇼케이스화 정책이란, 일본 정부의 로봇 신전략의 한 축으로 제조업, 서비스, 의료, 인프라, 농수산업 등의 분야에 로봇을 적극 활용해 생산성 확대 및 부가가치의 창출을 도모하기 위해 취한 조치다.

드론 산업은 크게 하드웨어(드론), 드론을 활용한 서비스 분야로 구성돼 있다. 드론산업의 시장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서비스 분야가 약 70%, 하드웨어 분야가 약 30%이다. 닛케이BP클린텍 연구소는 향후 서비스 분야의 비중이 하드웨어 분야의 10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드론의 주된 활용분야는 인프라 점검, 공중측량 및 촬영, 경비, 재난대비 등을 들 수 있는데 향후 유망분야로는 물류와 택배가 꼽히고 있다.

일본의 최대 인터넷쇼핑몰 기업 라쿠텐은 도쿄대학이 출자한 벤처캐피탈 ‘UTEC’와 공동으로 드론 전문기업 ACSL에 7억2000만 엔(약 72억 원)을 투자했다. 라쿠텐은 일본 최초의 드론을 활용한 배달서비스 '소라라쿠(하늘이라는 뜻의 소라와 라쿠텐의 라쿠를 합성한 명칭)'를 시험 운용중이다. 소라라쿠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상품을 주문하고, 라쿠텐 본사에서 LTE로 드론을 원격조정, 이륙 후에는 드론이 자율비행해서 상품을 주문자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실험에서는 700m 떨어진 곳에 배달하는 데 성공했다.

ACSL사는 2017년 1월에는 일본 경제산업성(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에 해당), NEDO(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와 공동으로 12km의 거리를 완전자율제어 형식으로 이동해 짐을 배송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 평시의 배달뿐만 아니라 재난 시의 긴급물자 운송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CSL은 두 프로젝트에서 활용된 드론모델인 ‘텐쿠’(天空)의 양산체제를 확립, 연간 100~200대의 출하가 가능해진 상태다.

일본 최대 통신회사인 NTT Docomo는 ‘셀룰러 드론’(휴대전화 네트웍을 통해서 제어가 가능한 드론)을 활용, 격오지(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 등)나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 주민의 쇼핑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일본 드론 전문업체인 Enroute사가 제작하는 6개의 회전날개를 지닌 'FH940'이 사용됐다. 일본 전파법은 휴대전화용 전파를 공중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했으나 지난해 7월 법 개정이 이루어지면서 기존의 네트워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경우 상공에서 LTE를 사용할 수 있게 돼 위와 같은 서비스가 현실화됐다.

현재 드론은 카메라를 탑재한 촬영 목적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는 배터리 사양, 기후 변화에 취약한 점, 적재량의 한계 등으로 인해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전반에서 드론의 개량이 다방면에 걸쳐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향후 다양한 활용과 사업화가 예상되고 있다. 최근 ACSL사는 100시간 동안 연속 비행할 수 있는 모델과 드론 전용 리튬이온전지도 개발했다. 또,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비선형 제어를 통해 풍속 30m/s까지 견뎌내는 드론도 내놓았다. 일본 산업용 드론전문 업체인 PRODRONE사는 최대 30kg까지 적재할 수 있는 드론 ‘PD6-B'를 개발했다.

코트라는 '일본, 드론 활용한 배달서비스 본격화 조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 정부의 ‘드론 보급 시나리오’에 의하면, 향후 드론은 농업분야(농약 살포, 농작물 관리 등), 탐색 및 구조, 재난 시 기지국 역할 수행 등 50가지 이상의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술력을 갖춘 두터운 층의 기업들, 정부의 지원정책,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등으로 향후 일본 드론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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