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전환, 사업경쟁력 제고는 미미…경영역량 분산
세트·부품사업 균형이룬 현 사업구조가 경쟁력 갖춰
그 동안 삼성전자는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1월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따라 외부전문가들과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회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검토해 왔다.
그 결과 지주회사 전환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선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삼성전자와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에는 각 회사 이사회와 주주들의 사전 동의가 필수적인데 이는 삼성전자 단독으로 추진할 수 없다.
특히, 금산분리법과 보험업법이 규정한 바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면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이 필요할 수도 있어 삼성전자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한 최근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인식했다.
이렇듯 어려운 여건속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더라도 현재의 구조에 비해 뚜렷한 개선 요인이 없어 주주 가치와 회사 성장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TV 등 세트 사업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현재의 사업구조가 경기가 하락해도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기술과 설비에 대한 과감한 선제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수익 사업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활용하는 등 선순환적 사업 구조가 지속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고, 이는 다른 글로벌 IT기업이 가지지 못한 강력한 장점이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가 사업 구조적 측면의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추가적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다"며 "삼성전자는 그 동안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욱신 기자
dtodaybiz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