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탐사보도
[목요코멘터리②] '아파트 후분양제' 놓고 찬반'팽팽'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주택공급 감소 주장은 '무리수'"
▲ 국회 국토교통위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이제 아파트도 물건을 보고 살 때다. 짓지도 않은 아파트를 파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선분양제도는 분양대금의 90% 이상을 소비자가 낸 돈을 사용한다. 사실상 소비자의 돈만으로 아파트 사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재벌까지도 선분양을 고집한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확인 불가능한 자재와 가구 바꿔치기 등을 통해 분양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 판단한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30∼40%만 분양돼도 큰 손해가 없기 때문에 선분양제를 통해 위험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업인 서울도시공사(SH)는 지난 2006년부터 후분양을 시행 중인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도시공사 등이 시기를 미룰 이유가 없다. 700조원을 보유한 재벌부터 시민들이 대출받아 아파트를 사는 방식을 이제 바꿔야 한다. 선분양제는 정부가 소비자 보호를 전제로 1977년에 도입했다. 2000년 이후 분양가 자율화, 2007년 이후 분양원가 공개도 무력화됐다. 따라서 이제 후분양을 해야 한다. 짓기도 전에 평생 모은 돈보다 더 큰 돈(은행대출 등)을 부담하는 소비자는 시기상조라는 공급자의 변명으로, 결국 바가지를 쓰게 해선 안 된다.

건설사의 자금조달비용 증가로 주택공급량이 감소한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 후분양제하에서 기업은 2∼3년 후의 시장 상황을 예측하고 주택을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자금동원력 등 시공능력이 부족한 신용등급 'C'급 미만 건설사는 실제 부실·하자 공사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오히려 후분양제 시행으로 부동산 시장의 건전성이 확보될 수 있다. 건설사가 분양가 전면 자율화 시행 되는 시점에서도 선분양제도 고수하려고 한다면 사회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또 건설업계의 자금난 문제는 공급자금융 확대 등의 보완을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

"무능력 건설사 퇴출할 수 있는 기회"
▲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


투기억제와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한다. 정부의 의지만으로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후분양제 도입 여부를 묻는 정동영 의원의 질의에 '공공부문에서 우선 후분양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후분양제 약속에 환영을 표한다. 다만 로드맵 수립을 핑계 삼아 과거처럼 지지부진해선 안 된다. 이미 참여정부에서 로드맵이 수립된 바 있으나 관료와 업계의 반발로 폐지된 바 있다.

이번엔 반드시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다지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부터 즉시 시행하고, 단계적으로 민간택지까지 범위를 넓혀야 한다.

수억원을 내고 구매하는 주택을 짓지도 않고 판매하는 선분양제는 소비자의 선택권 침해, 부실시공 조장, 집값 하락 시 리스크 전가 등 소비자에게 매우 불리한 제도다. 또 짓지도 않은 주택을 팔 수 있는 분양권 전매까지 허용하며 투기를 조장하는 주범이다. 문재인 정부 취임 이후 3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과 투기가 계속되는 이유는 후분양제 도입과 분양원가 공개, 기본형건축비 인하 등의 근본책이 아닌 미봉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분양제를 도입하면 중견건설사는 분양사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그러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나 부동산 펀드, 리츠 같은 금융조달수단이 잘 갖춰져 있어 자금적인 문제는 크지 않다고 본다. 재정 능력이 없는 건설사가 소비자의 돈으로 사업하는 것 자체가 특혜다. 후분양제는 무능력하고 돈 없는 건설사를 주택시장에서 퇴출하면서 능력 있는 건설사 중심으로 시장이 걸러지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인센티브 부여 등 단계별 확대해야"
▲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후분양제를 시행하기에 앞서 '소비자의 편익이 얼마나 증진되는지'와 '산업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모두 검토해야 한다. 

우선 후분양제가 아파트 부실 공사 등을 방지해 소비자의 권익 향상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자면, 각종 보증을 통한 소비자 안전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다. 

부실 공사는 최근 많이 해소되고 있어 소비자 편익은 크지 않을 것이다. 

또 아파트값을 한 번에 내야 하므로 자금 부담이 느는 것은 물론, 입주 시점까지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건설 업체의 자금 조달로 인한 공사원가 상승과 이에 따른 분양가 상승도 예상된다.

건설업은 자금력을 갖춘 대형건설사 위주로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로 인해 선진국형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완공 시점까지 투자비가 과다해져 중소 업체들은 극심한 곤란을 겪게 되고, 특히 최근 파이낸싱 관례를 보면 자금 조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속출해 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즉, 건설업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건설업의 경착륙으로 인한 소비 위축과 실업 사태도 예상해볼 수 있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중장기적으로 공급 축소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분양 성공이 담보된 지역 위주로만 공급이 이뤄져 양극화 현상도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경제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건설업이 위축되면서 경제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따라서 후분양제를 강제한다는 것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므로 법적 강제보다는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후분양제를 택할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단계별로 확대해나가는 것이 옳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호길 기자 hg@dtoday.co.kr

경제산업부 송호길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