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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심신미약 또 통할까
  • 홍정민 기자
  • 승인 2018.10.24 16:53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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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취재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이 약해지는 것을 반대한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1페이지에는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과 관련해 심신미약 피의자 처벌을 약하게 하는 것에 반대하며 오히려 강해져야 한다고 게시글에 참여한 인원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청원 게시판이 생긴 이래로 이렇게 많은 인원이 참여한 청원은 처음이다.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을 찾은 김성수(29)씨가 PC방 아르바이트생의 얼굴, 목, 손 등을 약 30회 이상 찌르며 잔인하게 살인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후 피의자 김성수씨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분노는 거세졌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강서구 PC방 피해자의 담당의였던 남궁인 의사는 자신의 SNS에 관련 글을 게재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남궁 의사는 칼자국은 오직 목과 얼굴, 칼을 막기 위했던 손에만 30개 이상의 칼자국이 있었고 칼은 뼈에 닿을 정도로 깊숙히 찔린 것으로 깊은 원한이 있었던 경우여야만 가능한 참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울증에 걸린 것은 피의자의 책임이 아닐 수 있지만 우울증이 그에게 칼을 쥐어주지 않는다며 심신미약으로 처벌이 약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현재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는 처벌치 않고 그 능력이 미약한 자는 형을 감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은 사리분별을 할 수 없는 피의자는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제정됐다.

이에따라 지난 2008년 ‘조두순 사건’의 경우 8살 아동을 잔인하게 성폭행하고도 만취상태였다는 이유로 심신미약 사례가 적용돼 징역 15년에서 징역 12년으로 감형됐다.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범인이 조현병을 앓는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에서 징역 30년으로 감형된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도 심신미약으로 인정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이렇듯 심신미약을 사유로 감형된 기준이 일정치 않은 상황이다. 판사들의 재량권이 넓어지며 심신미약 사건의 경우 의사들의 정신감정 결과지표와 소견 등의 서류 등을 보고 판사들이 실질적으로 판단한다. 정신감정서가 피고인 심신에 문제가 없다고 판별해도 판사가 이에 대한 증거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면 증거에서 배제된다.

이에 대중은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도 심신미약으로 판단돼 처벌 수위가 약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현재 심신미약 사건의 경우 판사들끼리도 같은 사건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경우에는 담당한 판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게 된다.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고 심신미약으로 처벌을 감면받는 상황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번 강서구 PC방 사건을 계기로 사법부는 다시 한번 심신미약에 대한 기준을 엄격히 정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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