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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 한진그룹 회장 사내이사 연임 실패의 교훈
  • 일간투데이
  • 승인 2019.03.27 15:17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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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층과 그 가족의 사회적 책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업의 윤리경영은 시대 조류다. 글로벌 시대 국제경쟁력을 나타내는 척도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따라서 기업과 경영자들은 윤리경영에 대한 확실한 소명감과 실천의지를 구체적으로 지녀야 한다.

물론 동전에 앞뒷면이 있듯 윤리경영에도 득과 실이 있다. 윤리경영은 정부규제를 회피하는데 용이하고,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를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 주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시킨다. 이에 비해 현실적 제약요인도 작지 않다. 윤리경영에 드는 비용이 너무 많고, 본업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등 기업경영자 입장에서 선뜻 덤벼들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윤리경영 만큼 투자수익률이 높은 사업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사리가 이러한데 우리 기업은 어떠한가.

단적 사례를 볼 수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이로써 조 회장은 1999년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수장이 된지 20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대한항공은 27일 서울 대한항공 본사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최고의 관심사는 단연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었다. 해당 안건은 의결권 있는 주식 64.1%가 찬성했고, 35.9%가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대한항공은 정관에서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66.6%)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날 대한항공의 2대 주주 국민연금은 "조 회장이 기업 가치 훼손 및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며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의사를 밝히며 조 회장의 연임 실패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조 회장의 불투명한 기업경영, 그 가족의 '갑질' 논란 등이 대다수 주주들로부터 등 돌리게 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은 국민들 기억 범위 내 '원조 갑질'이라고 할 수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는 최근 한층 강화된 주주권 행사에 따라 대기업 총수가 경영권을 잃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만큼 지도층과 '있는 집안' 인사들의 사회적 책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확립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 권력이 정부로부터 시장, 기업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사실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 (WTO)는 윤리경영을 자유무역기조의 핵심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이제 모든 기업들이 평등한 조건에서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있어 윤리경영은 필요조건이 된 것이다. 윤리경영의 방향 또한 중요하다. 단순히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 소극적인 자세를 넘어서 회사의 핵심 목적과 가치, 그리고 사회법규 준수를 통해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내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의 성공적인 서울 개최 등을 위해 항공전문가인 조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조 회장 경영권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공백'을 조기에 메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항공사로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기회로 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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