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여성의 색다른 해석

▲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주연 쵸쵸상을 연기하는 가수 이다미.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나비부인 쵸쵸상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왜 죽어? 나 같으면 부자한테 시집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아이를 뺏긴 슬픔이 아니라 내가 믿고 사랑한 세월에 대한 배반에 자살 결정한 건 아니었을까?"

20일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주인공 쵸쵸상을 연기하는 가수 이다미와 강남구에 위치한 T커피숍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시원한 목소리와 깔끔한 이목구비가 솔직한 그녀의 성격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뤄냈다. 이다미는 먼저 오페라 '나비부인'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나비부인인 쵸쵸상은 몰락 귀족 출신으로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돈을 벌기 위해 미국 해군과 결혼하게 되는 인물이다. 남편인 핑거톤은 결혼 직후 미국으로 떠나고 쵸쵸상은 남편의 아이를 키우면서 갖은 수모를 겪는다. 나가사키 항구에 미국 국기를 단 배가 들어오고 쵸쵸상은 남편이 돌아올 것을 끝까지 믿는다. 하지만 미국에서 재혼한 남편의 부인만 그녀를 찾아와 그녀의 아이마저 데리고 떠나자 결국 나비부인은 자살을 선택하며 결말을 맺는다."

이다미는 "연습하면서 울면 안 되는데 너무 슬퍼서 안 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핑거톤(미국인 남편)이 일본에 왔지만 하인이 나비부인에게 그 사람이 절대 오지 않을 거라고 얘기하는 부분이 가장 슬펐다"고 말했다.

아직 결혼도 출산도 경험이 없는 이다미는 쵸쵸상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다미는 "연출가 선생님께서 너는 사랑하는 장면이 예쁘다고 칭찬하셨다"며 "아이를 쓰다듬거나 하는 장면에서는 조금 어색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예를 들었다.

이다미는 주어진 상황에서 공연을 위해 나비부인을 누군가의 아내, 아이의 엄마이기 보다 한 사람의 여자로 해석했다. 그녀는 "쵸쵸상에게 남편은 마지막 희망이었다"며 "희망도 사라지고 아이를 뺏기며 유일한 행복마저 잃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다미가 캐스팅된 '나비부인'은 1904년 스칼라극장에서 초연(처음 공연)된 자코모 푸치니의 전 3막의 비극 오페라로 19세기 유럽에 일본 문화 열풍이 불며 게이샤를 다룬 소설 '국화 부인'을 바탕으로 탄생한 오페라다.

'나비부인'은 19세기 작품이지만 이다미의 캐릭터 해석을 통해 현대에 맞는 새로운 감성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다미의 캐릭터 해석이 돋보이는 오페라 '나비부인'은 오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3일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 및 예술의 전당, 노블아트오페라단 등을 통해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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