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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어린이를 보호하자는데…화내는 운전자 '왜?'오는 27일 초교 등교 개학 순차적 진행
스쿨존서 불법U턴 SUV 두 살 男兒 치여 사망
스쿨존 무인단속 연간 30만 건
보차혼용도로 보행중 사망자 74.9%
보행자 우선도로·20km/h 제한·노면요철 등 다양
  • 유경석 기자
  • 승인 2020.05.25 12:55
  • 2면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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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도 도로교통공단 스쿨존 교통사고 ZERO 캠페인 행사에서 어린이들에게 교통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도로교통공단

[일간투데이 유경석 기자] 오는 27일부터 초등학교 등교 개학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교통당국이 마른침을 삼키고 있다. 들뜬 마음으로 등교하는 어린이들이 자칫 사고를 당할 우려 때문이다. 최근 3년간(2017~2019) 초등학생 보행사고로 사망 42명, 부상 7852명 총 789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12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 중 5월에 발생한 사고 건수 비중은 10.3%로 연중 가장 많았다.

[글싣는 순서]
1. 매끈한 스쿨존…강화되는 주행단속 '엇박자'
2. 어린이를 보호하자는데…화내는 운전자 '왜?'
3. 블록포장 늘렸더니 사고가 줄었다
4. 과속단속카메라 지원 나선 BHC
5. Interview 유 용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

지난 21일 전북 전주에 있는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서 불법 유턴한 SUV차량이 두 살배기 남자아이를 치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첫 사망사고다. 경찰은 사고를 낸 50대 운전자에게 민식이법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전주지방법원은 구속 사유와 그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기각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월 경기 포천과 부산 수영구에서 각각 민식이법을 위반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민식이법 첫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개정을 둘러싼 찬반 여론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모든 책임을 운전자에게 부여한다는 의견과, 어른인 운전자는 어린이 보호를 위해 반드시 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부딪혔다.

민식이법 개정 여론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공론화됐다. 민식이법 시행을 이틀 앞둔 지난 3월 23일 청원인은 형벌 비례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등을 이유로 개정을 청원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행위로 간주되는 음주운전 사망 가해자와 형량이 같다는 주장이다. 운전자의 과실이 조금이라도 있을 경우 어린이가 스쿨존에서 사망하면 최소 징역 3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는 등 헌법과 배치된다는 설명이다.

민식이법 개정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35만4857명에 달했다. 이는 민식이법 제정에 참여한 41만5691명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행정안전부는 민식이법 개정 청원에 대해 "현행법과 기존 판례를 감안할 때 다소 과한 우려일 수 있다"고 답변했다.

현행법 상 어린이보호의무 위반이 규정돼 있고, 기존 판례에서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예견할 수 없었거나 사고 발생을 피할 수 없었던 상황인 경우 과실이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스쿨존 사망사고와 관련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도 행정안전부의 답변과 맥락이 맞닿아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 운전문화만 두고볼 때 민식이법을 둘러싼 논란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경찰청 자료를 살펴보면 무인과속단속 32만5851건이 발생한 2017년은 최악의 해였다. 이는 전년 13만1465건에 비해 248%가 급증한 것이다.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 국립4·19삼거리~국립재활원 앞 교차로 구간 인수초등학교 앞 스쿨존은 한 해에만 무려 1만1644건이 적발됐다. 매일 32명씩 스쿨존을 과속 운행한 셈이다. 서울 도봉구 노해로 숭미초등학교 앞 스쿨존(숭미초교 교차로~숭미파출소 사거리) 역시 1만793건이 적발됐다. 매일 30명이 위반한 셈이다.

서울 강남구 선릉로 서울개일초교 건너편 스쿨존(도곡역~개포고교 교차로)과 광진구 뚝섬로 동자초교 앞 스쿨존(신자초교 입구 교차로~신양초교 앞 교차로), 양천구 오목로 강서초교 사거리(과학수사연구원 사거리~양강중교 앞 교차로) 역시 7008건(일평균 19명), 6788건(일평균 19명), 6278건(일평균 17명)이 속도위반으로 적발됐다.

서울만이 아니다. 울산시 남구 야음동 중앙로 수암초교입구 9935건(일평균 27명), 김포시 풍무로 신풍초교사거리(풍무동~사우동) 6025건(일평균 17명), 평택시 동삭동 동삭초교 앞 사거리(쌍용자동차~평택) 5884건(일평균 16명)에 달했다. 과속단속 3000건 이상인 스쿨존은 동작구 장승배기로 노량진초교, 인천 서구 크리스탈로 경명초교, 수원시 권선구 오목초등학교,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둔배미공원 사거리, 평택시 포승읍 원정초교,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반곡초등학교, 고양시 덕양구 신원중학교, 파주시 금촌동 새금초등학교, 고성군 죽왕면 죽왕초교, 청주시 상당구 용담초등학교, 예산군 덕산면 수덕초등학교, 나주시 남평읍 남평초등학교, 경주시 산업로 동방초등학교 등이다.

최근 3년간(2017~2019년) 어린이(12세 이하) 보행사상자 현황. 자료=도로교통공단

국회의 대응도 다각적으로 이뤄졌다. 20대 국회에서 제출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스쿨존 교통사고 예방 등 법률안만 200여 건에 달한다. 다만 어린이·노인 및 장애인 보호구역에 있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유무와 무관하게 일시정지를 의무화하거나, 아파트 등 주택단지 내 통행로를 도로에 포함하는 것 등 일부만 여론의 주목을 받았을 뿐이다. 이는 민식이법을 비롯 해인이법, 한음이법, 제2하준이법, 태호-유찬이법 등 아이의 이름을 딴 법안이 청원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결국 스쿨존을 비롯 생활도로에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법·제도 정비에 앞서 운전자 의식이 우선해야 하는 셈이다.

도로교통공단은 초등학교 등교 개학에 앞서 안전운전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민식이법 시행 두 달 만에 초등학교 등교 개학이 진행되는 만큼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한 까닭이다.

어린이의 경우 성인에 비해 시야가 좁고 위험한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 등이 부족해 차량을 피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기 어렵다. 관심 있는 것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고 충동적인 성향이 있어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갑자기 차도로 뛰어드는 돌발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신체적으로도 성인에 비해 키가 작아 운전자의 시야에서 잘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는 어린이의 신체 및 행동의 특성을 이해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며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에 따라 어린이를 비롯 고령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중심의 보행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최근 4 년간(2013~2016년)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 분석 결과 한 해 평균 전체 보행중 사망자(7015명) 가운데 74.9%(5252명)가 보차혼용도로에서 사망했다. 특히 운전자 부주의와 불법 주정차에 의한 통행방해가 동시에 발생한 경우가 전체 사고의 45.8%를 차지해 사고위험성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차혼용도로(보도가 없어 보행자와 차량이 혼재되어 있는 도로)에서 보행사망자가 한해 평균 1313명에 달해 안전시설 확충과 보행자 통행권 확보가 시급한 상태다.

폭 9m 미만 골목길은 보행자에게 통행 우선권을 부여하는 보행자 우선도로를 도입하고 20km/h 이내로 제한속도를 낮추는 한편 노면요철, 칼라포장 등 도로 포장을 개선하는 방안이다. 현재 본엘프(네덜란드), 홈존(영국), 만남구역(프랑스), 교통진정구역(독일) 등 제한속도, 통행우선권, 시설정비 등 법적 제도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준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보차혼용도로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도로기능에 따라 보도설치, 보행자우선도로 지정, 제한속도 하향 등 사람중심의 도로환경 개선 및 보행자 통행권 확보를 위한 지침과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며 "주거∙상업지역 내 보도가 없는 골목길은 독일, 영국처럼 도로폭에 따라 제한속도를 10~20km/h 로 낮추고 보행자 교통사고 시 운전자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러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식이법은 스쿨존에서 어린이가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과 현행 도로교통법에 명시돼 있는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점 등을 다시 일깨워 준 측면이 있다"며 "민식이법은 운전자들에게 스쿨존 내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재개정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은 "어린이들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에 등교 개학을 앞둔 만큼 운전자와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어린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안전기준을 높인 민식이법이 실효성을 갖고 효과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운전자들도 경각심을 갖고 주의를 다해야 하고 운전자 뿐 아니라 사고 당사자인 어린이와 어린이의 보호자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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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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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ns3dl 2020-06-03 15:46:36

    어린이 보호구역들은 구간단속 실시해 버리시지요
    포장자체를 돌이나 블록으로 해놓고 이부분은 어린이 보호구역이고 구간단속을 하는 구간이다 딱 느낄수 있도록 하면
    사고가 좀 덜 날것 같기도 하고요   삭제

    • JOON -S 2020-06-03 15:39:35

      운전자가 조금 블편하더라도 아이들이 안전한도로 이면 합니다.   삭제

      • cebuonnon 2020-06-02 16:49:30

        어린이보호구역 관련 강화된 제도로 인해서 많은 이가 불편하다 함에도 한번의 사고가 가져올 엄청난 재앙을 생각하면 외면할 수가 없다
        현장별 우선순위를 정하여 속도를 줄일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해보인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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