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엽 해외건설협회 정보기획실장

세계적 물 부족 심화, 지구온난화 그리고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등으로 인해 환경산업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높다.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해 기후변화협약과 제품폐기물 및 유해화학물질관리 관련 협약 등 수많은 국제 환경협약들이 체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전 세계적 환경규제 강화 추세에 따라 친환경 시스템의 보급이 꾸준히 확산되고 개발도상국들의 재원 및 운영노하우 확보를 위한 민자방식의 프로젝트 추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엔환경계획(UNEP)은 녹색폐기물관리시스템 구축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환경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물산업은 지난 2009년 기준 시장 규모가 5000억달러에 달하고 연평균 5.6%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활, 농업용수 등 물을 생산, 공급하는 산업과 하수ㆍ폐수를 처리하고 이송하는 분야를 총칭하는 물산업은 인구증가, 생활수준의 향상, 도시화, 산업 발전 등으로 현재 수요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투자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상·하수 처리시설과 해수 담수화시설 등에 대한 투자가 주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30억톤 안팎의 폐기물이 배출되고 있는 폐기물 처리 산업 역시 수천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매년 그 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독성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지구 환경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는 도시폐기물의 경우 최근 심화되고 있는 국제원자재난과 맞물려 환경친화적 자원 재활용에 초점을 맞춘 폐기물 리사이클링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환경시장이 확대되면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 기업 간의 각축도 치열하다. 지난 2010년 12월 건설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환경기업들은 인수합병과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시장 지배력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글로벌 물 관련 기업인 베올리아, GE, 지멘스 등은 각각 자사가 보유한 시스템의 계획과 설치, 운영, 관리 등의 통합 솔루션 제공 기능을 바탕으로 핵심설비와 원천기술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 업체들의 경우 지금까지 522건, 371억달러 규모의 물 관련 해외공사를 수주했다. 폐기물 처리 등의 분야에서도 30억달러 가량의 공사를 수주했으나 전체 수주 누계에서 물 관련 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으로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그나마 리비아 대수로 공사와 상수도시설 등 토목공사가 전체 실적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0년대 들어 해수 담수화시설 등의 플랜트공사 수주가 증가하고 있지만, 일부 플랜트시설을 제외하면 아직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는 열위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환경산업을 해외건설 수주확대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강점을 보유한 플랜트 건설 및 엔지니어링 역량에 운영, 관리 능력을 접목시켜 통합 솔루션 분야로의 진출이 필요하다.

설계와 시공 등 플랜트 건설 분야에서의 오랜 사업 경험과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을 활용해 틈새시장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또한 환경공단, 수자원공사 등 운영, 관리 노하우가 풍부한 공기업과 시공분야의 경쟁력이 확보된 민간기업 간의 공동진출을 통해 수주경쟁력을 높이고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해외건설협회는 해외 환경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업계 간 협력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난 2월 환경공단과 업무협력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기술변화를 선도하면서 시장주도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원천기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해외 환경관련 공사의 수주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 기업의 인수합병은 물론, 자체적 기술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느 분야이건 상용화 기술은 소수 기업의 과점을 통해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혁신기술을 확보해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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