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관절 1인자, 33년 교직생활, 10여개 학회장직

▲ 김정만 동작경희병원장

[일간투데이 김준성 기자] 병원장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모습은 고층의 조용하고 우아한 사무실에서 큰 책상과 쇼파가 있고 그 옆에 비서의 친절한 안내와 향긋한 커피 한 잔이 관례처럼 생각난다.

그러나 김정만 동작경희병원장(66)은 그런 허례허식이나 권위와는 거리가 멀다. 의외의 모습에 사뭇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1층에는 각양각색의 증상으로 환자들이 북적거리고 그 옆에는 TV소리와 근심어린 환자들의 모습이 대조를 이루는 로비 중앙 바로 옆이 김 병원장의 공간이다.

그는 직접 진료를 하고 있고 앞선 환자의 상담을 끝내고 온화한 미소로 맞이하는 그는 '격의 없는 소탈한 형님'의 모습이었다. 그가 바로 1982년 국내 최초로 인공관절을 도입한 주인공이다.

국내 주요 명인전에서나 볼 듯한 한 인물이다. 첫 인공관절 수술도 그가 시도했다. 현재까지 1만500건 이상의 인공관절 수술로 무릎과 관련해서는 정말로 안되는 것이 없을 정도다.

33년의 교직생활과 강남성모병원 근무에 이어 부민서울병원의 초대병원장을 거쳐 동작경희병원장에 오기까지 10여개의 학회장직과 무릎관절의 대가로서 그 명성이 화려하지만 아직까지 환자를 직접 진료할 정도로 그의 삶은 무척 소박하다.

평생 의료계 외길을 걸어온 한 의사로서 진정한 행복의 길이 뭔지를 아는 한 사람이지 않을까.

오랜 의료계 생활로 쌓은 내공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그의 타이틀은 무수히 많다. 지난해 8월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용 유도기' 특허를 취득, 경골과 대퇴골 사이를 일직선으로 한 번에 뚫는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손재주가 남달라 다른 의사들은 모두 재건술을 쓰지만 김 병원장만이 꿰매는 기술을 쓰고 있다.

그동안 파열된 인대를 이식하기 위해 경골과 대퇴골 사이를 뚫을 때 일직선으로 뚫는 것은 쉽지 않았고, 한 번에 뚫는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 하지만 김 병원장 앞에서는 한계의 벽도 무너졌다. 정확도 100%, 절반의 수술시간. 환자들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소식이다.

지난해 1월에는 대한줄기세포조직재생학회장으로 역임하던 중 의료계 오랜 숙원이던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를 신의료기술로 정부 인정을 받았다.

블루오션 분야로 각광받다보니 검증이 안된 치료에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는 사례를 목격하면서 그는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추진했다.

그 외 대한정형외과초음파학회장과 대한정형외과통증의학회장 등 다수의 학회활동을 통해 실효성은 입증받았지만 아직 현실화하지 못한 기술들도 많이 알고 있다.

그는 "외국은 개연성만 있어도 의료기술로 인정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의학적으로 검증되고 확인된 것만 인정하고 있다"며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경제성이 떨어지면 사실상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사로서 보이지 않는 제약들이 무척 많기 때문에 양심있게 일하는 유일한 길은 근면하게 많이 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병원장은 자가수혈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수술 전에 피를 뽑아 보관했다가 수술 중 수혈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자가수혈을 부민서울병원에서 최초로 적용한 바 있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는 수혈과 수술이 명확히 분리돼 있어서 자가수혈을 쉽게 도입하지 못하지만 김 병원장은 자가수혈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분명하다.

자가수혈은 남의 피를 사용함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기 때문에 에이즈 감염을 막아주고 피부족 문제를 덜어주는 것은 물론 후유증도 최소화시켜 준다.

그는 "동작경희병원에서 자가수혈을 운영하려니 우선 공간이 부족하고 병리 닥터도 없어서 못하고 있다"며 "공간상 문제는 건물 증축을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고 병리 닥터는 채용을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에 대한 보답은 다양한 전문 의료진을 최대한 확보해 최상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그가 그리고 있는 동작경희병원의 미래다.

그는 "병원은 프로들이 있어야 하는 곳"이라며 "앞으로 병원을 이런 사람들로 꽉 채우겠다"고 말했다.

김 병원장은 지역사회에 대한 생각도 잊지 않는다.

인근 어르신들을 위한 보존적 치료방법 연구는 물론 각자의 입장을 배려한 진료상담, 먼 곳에서 방문한 환자나 보호자들을 위한 공간조성 등 다양한 각도에서 동작경희병원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 김정만 병원장 약력
1969년          가톨릭대 의과대학 졸업
1974년          정형외과 전문의 취득
1977년          가톨릭대 의학박사 취득
1980~1982년 Scotland, University of Dundee 유학
                   New York, Cornell University 유학
1980~2011년 2월 가톨릭의대 교수
1997년          대한슬관절학회장
1998년          대한견주관절학회장
1999년          대한관절경학회장
1999~2000년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
2001년          대한스포츠의학회장
2002년          대한골절학회장
2005~2006년 대한조직공학재생의학회장
2006~2009년 대한CAOS학회장
2007~2009년 대한정형외과초음파학회장
2008~2009년 대한정형외과학회장
2009~2010년 대한정형외과통증의학회장
2011~현재     대한줄기세포조직재생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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