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양보현 기자] 우리금융(회장 임종룡)이 그룹 IT 운영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 완료했다고 밝혔다.

기존 우리FIS(우리에프아이에스, IT자회사)가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을 대신해 IT업무를 수행해온 것에 비해 개발기간이 최대 50% 단축되며, 외주개발 최소화 및 중복요소 제거에 따른 비용절감, 현업 직원의 IT역량 향상 등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비즈니스와 IT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금융 트렌드에 맞춰 은행, 카드 등 그룹사의 자체 IT 개발역량 강화를 통해 ▲New WON 슈퍼앱 ▲BaaS ▲생성형AI/빅데이터 ▲디지털자산(STO/CBDC) 등 핵심 디지털사업의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은 11일 ‘우리금융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IT 거버넌스 개편’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경과 ▲현황 ▲기대효과 ▲향후 추진계획 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01년 지주체제 수립 직후 시작된 ‘그룹사 간 IT 위수탁 운영 방식’을 두고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지난 10여 년 동안 수차례 개편 논의가 있었다. 

은행-FIS 임직원 겸직, 교차근무 등 다양한 개선 시도들이 있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거버넌스 개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룹사 간 인력 이동 등 쟁점 사안에 대해 노사 및 계열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10년 넘게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3월 취임한 임종룡 회장은 ‘그룹 新 IT 거버넌스’를 주요 경영과제로 선정하고 지주사 주관으로 ‘IT 개편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IT 거버넌스 개편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후 매달 한 번씩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FIS CEO들이 한 자리에 모여 미래지향적인 IT 거버넌스를 고민하고 진행 현황을 점검했다. 또한, 7월부터는 노사공동협의회를 구성,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인력 이전 방안’을 두고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

2023년 11월말, 우리금융 노사는 최대 난제였던 인력 이전 노사합의를 도출했다. 곧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FIS 3社는 ‘IT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IT 비상대응체제를 가동, 연말연시도 반납한 채 막바지 재편 작업을 진행했다.

마침내 지난 5일 우리FIS 인력들이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로 재배치되면서 우리금융의 10년 숙원사업인 ‘IT 거버넌스 개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상암동에 소재한 우리FIS 직원 중 은행 전담인력 780여 명이 우리은행 소속으로 이적하며 회현동 본점으로 이동했다. 카드 전담인력 170여 명 역시 우리카드로 이적하며 수송동 카드 본사로 이동했다. 우리FIS 직원 중 90% 이상이 담당 업무를 따라 ‘헤쳐모여’를 한 셈이다.

우리FIS는 그룹 시너지와 효율성을 고려해 IT보안, 그룹웨어 개발/운영 업무를 지속하며,은행, 카드 외 그룹사에 대한 IT 아웃소싱으로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이 큰 잡음 없이 10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완료될 수 있었던 데에는 우리금융 미래를 위해 더는 IT 개편을 미룰 수 없다는 노사의 결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금융과 IT의 통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금융사가 IT를 직접 수행해야 한다는 우리금융 구성원들의 절박함도 금번 IT 개편에 동력이 됐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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