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5일 오전 바쁜 유세 일정에도 불구하고 안철수씨의 자택을 찾았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 문 후보의 의도가 어디에 있건 국회 의석 수가 절반에 가까운 공당의 후보로서 그리 당당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사퇴 선언과 해단식 기자회견에서 안철수씨는 ‘단일화 후보인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달라’는 수사적 지지를 밝힌 이후 어떤 구체적인 행동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양 캠프의 기류와 주변 인물의 탐색을 통해 구구한 예측만 쏟아지는 통에 양측 지지자들은 물론 유권자들에게 마지막까지 조바심만 안김으로써 피로감을 더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근소한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문 후보로서는 실날같은 기대라도 버리기 힘든 실정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모든 것을 버리는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 0.1 퍼센트 차이로 패배하나 5 퍼센트 차이로 패배하나 결국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이미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무엇에 더 연연하고자 하는지 의문이다.

당장에라도 통 크게 “더 이상 단일화라는 회색지대에 있지 않겠다. 저, 문재인의 선명한 색깔로 누구를 선택할지 망설이는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기사회생의 처방이다.

우리 국민의 정서는 죽을 줄 알면서도 인명을 구하기 위해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소방관처럼 패배할 줄 알면서 우승후보와 맞장을 뜨는 아름다운 선수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을 안다면 말이다. 마치 얼마 전 후보자의 의자를 내던진 안철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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