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 20주년을 맞았다. 한때는 두 나라 역사에 불행한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서로 믿음직한 무역 파트너 일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협력 체제를 굳건히 하고 있다. 때 맞춰 두 나라의 전쟁영웅들이 서로 만나 화해와 미래의 협력을 다짐하는 뜻 깊은 행사를 갖기도 했다.

한국과 베트남의 무공수훈자회장이 지난주말 전쟁기념관에서 서로 만나 40여년전 적대관계에 대해 화해하고 우호협력을 위한 악수와 포옹을 나눈 것이다. 너무 오랜 세월이 지나긴 했다.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대적했던 분들이 한자리에서 얼굴을 맞대고 화해와 협력을 얘기했다는 것은 대단한 사건이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과 참전에 대해 명분 없는 전쟁이었다는 부정적 평가가 있기도 했다. 그러나 전쟁의 명분은 참전자들의 개인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문제다. 군인은 국가가 명령한다면 불 속으로라도 뛰어 들어야 한다. 따라서 베트남에 파병돼 정글에서 목숨을 바쳐 싸웠던 장병들은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고 국가에 충성을 다한 것이다. 그 점에 있어서는 1978년 10월 캄보디아를 침공했던 베트남의 장병들도 같은 입장에 있다. 국가의 명령엔 절대복종하는 것이 군인이다. 거기엔 이유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두 나라의 불행했던 과거는 양국전쟁영웅들의 화해로 다 털었다는 느낌이다. 현재 베트남에는 14만명의 우리교민들이 생활하고 있다. 한국에는 근로자, 신부 등 역시 비슷한 규모의 베트남인들이 터를 잡아 살고 있다. 연간 무역규모는 280억달러에 이른다. 한국은 베트남의 4번째, 베트남은 한국의 8번째 큰 교역국이다. 수교 20년 새 놀랄만한 발전이 이루어진 것이다.

서로 이해하고 상생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두 나라의 앞날을 위해 주어진 과제다. 양국 국민들도 서로 이해하고 돕는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한국인 입장에서는 우리 땅에 시집와 새로운 삶을 사는 4만5천명에 달하는 며느리들을 잘 보살피자. 또 정부에서는 과거 불행했던 시절의 한 상징인 라이 따이한들을 돕고 그들의 장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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