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식 정치평론가/21세기한국연구소장

안철수 의원이 걸어갈 길에 대한 우려와 견제가 무성하다. 11월4일에 있었던 안철수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놓고 5일 조간의 많은 언론이 비판성 기사와 사설들을 실었다. 안철수 의원의 아침밥상은 비판으로 가득하였다.

안철수 의원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정에 있었던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불법 선거개입 의혹사건에 대해 특별검사를 통한 수사로 의혹을 풀고 정치는 산적한 국가적 과제와 ‘삶의 정치’에 집중하자고 제안하였다. 안 의원은 조만간 특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법안 통과를 위해 여야와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은 의제의 진지성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람들의 관심은 놓쳐 버린 ‘뒷북 화제’로 기록되었다. 안 의원은 “정부 여당이 현재의 검찰수사를 고집한다면 미완의 과제로 기록될 것이고 정치와 사회에 다시 한 번 깊은 상처와 불신만을 남겨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의 사설은 뜬금없다는 내용이었다. “4월 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에 들어온 뒤 처음 연 기자회견이어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을 모았지만 공감을 얻기엔 다소 뜬금없었다. 여야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겠지만 사법 불신을 초래하는 발언을 삼가라’고 비판했다.”

4일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특검 제안과 관련한 의견을 남겼다. 이 전 위원은 “안 의원 곁에 사람이 필요한 것 같다”며 “혹은 따뜻한 커피 한잔 하면서 아침에 신문을 읽을 수 있는 여유”라고 말했다. 이어 “문국현 아저씨보다도 훨씬 조급하고 동지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의 뉴스 매체와 SNS들은 안 의원에게 창당 작업과 관련한 소식들을 질문할 것임을 에고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안 의원은 “세력화는 계속 진행한다고 말씀드렸다. 진전되는 대로 따로 자리를 갖고 말씀드리겠다”고 이야기했다.

기사들을 보니, 좋은 창당 시기가 여러 번 있었는데, ‘왜 창당을 하지 않았는가?’라는 우려의 내용과 함께, 다른 기사에는 창당작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언급하면서 노골적인 견제성 기사들을 싣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다. 필자도 그런 비판성 기사가 실린 배경을 이해하고, 적지 않이 여기에 동의한다.

지금 안철수 의원의 동지들은 신당 창당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배출될 창당 작업에 관한 본격적인 뉴스에 따라 붙을 전문가들의 평가는 크게 세 가지이다. 하나는 그 파괴력이 한국정치를 움직일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견해, 둘은 작은 변수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견해, 셋은 현실과 착시를 잘 구분하라는 견해이다.

큰 변수로 부각될 것이라는 견해에는 일단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근거로 든다. 리얼미터가 10월28일∼11월1일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은 야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19.4%)였다. 안 의원의 신당이 만들어 진다면 지지하겠다는 응답자도 23.3%나 됐다. 국회의원이 127명인 민주당의 지지율(15.8%)보다 높다.

이런 우려와 견제 속에서도 안철수 의원이 올곧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국민들의 참다운 여론에 민감하고 비상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일단 국민들의 여론을 가장 민감하게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국민들 전체가 표현하는 희망의 메시지에 적절한 반응을 내놓아야 한다. 정치인의 모든 공약(公約)은 이런 과정에서 나온다. 아울러 전국 어디에 가든지, 동지를 얻기 위한 노력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구체성을 가진 탕평책(蕩平策)이다. 그래야 안철수 의원도 밥맛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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