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면적 1000㎡ 이상 공공건축물 의무화
BIPV, 경제성·도시미관 확보
전문인력 양성·기술 및 자재 혁신 기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유경석 기자] 올해부터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가 본격 시행되면서 재생에너지 확대·보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BIPV) 건축외장재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의무화 대상이 연면적 1000㎡ 이상 공공건축물로 대부분 도심에 위치하고 있어 경제성과 함께 도시미관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1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녹색건축물조성지원법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 이용 보급 촉진법에 따라 올해부터 건축연면적 1000㎡이상 공공건축물은 신·증축 또는 개축 시 의무적으로 예상에너지 사용량의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공급의무비율은 2016년 18%에서 매 2년 주기로 단열기준을 강화해 올해 30%까지 확대된다.

정부는 기존 단위 건물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화를 추진하던 방식을 지구단위 및 도시단위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2025년 500㎡ 이상 공공건축물, 1000㎡ 이상 민간건축물 및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이 의무화 대상으로 확대된다. 2030년 연면적 500㎡ 이상 민간 및 공공 모든 신축 건축물로 확대 시행된다.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s) 기술이 관심을 끌고 있다.

공공건축물 대부분 도심에 위치한 까닭에 경제성은 물론 도시미관까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BIPV의 경우 기존 건축자재를 대체해 외장재로 PV모듈을 적용하는 방식인 까닭이다.

이는 건물의 특성과 관련이 깊다. 공공건물의 경우 낮시간대 조명과 콘센트 부하가 큰 소비요인으로 전기에너지 사용량이 많다. 반면 주거건물은 밤시간대 열에너지 비중이 높다.

신재생에너지의 분류. 자료=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등을 위한 방안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재생가능 에너지를 이용하는 에너지로, 전환수단과 에너지 형태에 따라 신에너지와 에너지원의 종류에 따라 재생에너지로 분류된다.

신에너지는 수소에너지, 연료전지, 석탄 액화·가스화 발전이,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태양열, 풍력, 수력, 해양, 지열, 바이오, 폐기물로 각각 구성된다.

공공건축물 제로에너지 건축인증 의무화로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s) 기술이 적극 적용될 전망이다.

BIPV는 타일이나 블라인드처럼 생긴 태양광발전 모듈을 활용해 건물을 꾸미면서 건물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발전 시설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태양광발전에서 생산되는 직류를 직접 에너지 다소비 기기와 연결해 활용하면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효율은 높일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협약 대응이 가능해 분산전원으로 태양광 역할이 커지고 있다.

도시지역은 에너지 소비가 많아 태양광발전을 설치할 수 있으나, 유휴부지가 부족해 그에 대한 대안으로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 자료=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특히 건물의 건설비용을 절감하고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디자인 요소로도 사용되며 나대지가 부족하고 고층건물이 많은 국내 환경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세계 BIPV 상업·주택용 시장규모는 2017년 550㎿(10억 달러)에서 2022년 2140㎿(34억 달러), 2026년 5587㎿(7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BIPV 시장규모는 2017년 323억 원에서 2023년 5218억 원으로 연간 59%씩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BIPV 시장의 경우 신성ENG, 쏠라테크, S-Energy, BJ Power, 알루 ENC 등 중견.중소기업에서 BIPV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해외 BIPV 주요기업은 First solar, Sharp, Yingli Solar, Solar frontier 등이, 국내 대기업 중 LG전자, 한화Qcel, 현대그린에너지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핵심기술은 시스템 성능과 모듈, 유연기판소재, 프레임 및 창호형 샷시, 차세대 스마트 윈도우, 시스템 구성 및 냉각방법 등이다.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한밭대학교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BIPV 모듈과 인버터(직류를 교류로 바꾸는 장치)등을 연결하는 BIPV 시스템 KS인증기준을 제정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에너지연구센터팀은 건물일체형 시스템(BIPV)의 일환으로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별도의 색소 없이도 태양전지에 색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내구성을 높이고 창호용 태양전지로는 세계 최고 수준인 효율 15%를 기록, 건물 외장재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건창호는 제로에너지건축물을 구현하기 위해 단열성능이 뛰어난 시스템창호와, 알루미늄커튼월, 진공유리 등 제품을 개발해 보급하고, BIPV 개발 및 건물형 연료전지를 보급하고 있다. 에스케이솔라에너지는 국내 BIPV 시장에서 연간 1㎿ 이상 물량을 제작·납품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화건설은 국내 최초로 건물 일체형 디자인 태양광모듈을 개발했다. 기존 사각형 형태의 태양광모듈에서 벌집모양의 비하이브, 드림트리, 레이어드, 윙 모양의 4가지 모듈 개발해 발전기능과 차별화된 외관을 구현했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아파트 10개동 기준 연간 191 ㎿h를 생산하는 등 전력생산 효율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2005년 이후 국내외 기업들의 특허출원도 활발하다. CANON, SEKISUI CHEM, TESLA 등을 비롯해 LG하우시스, 코오롱글로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단열분야의 경우 한국록셀보드, KCC, 일성코리아, 블라인드팩토리, 힘펠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정만 한국패시브건축협회 "사업초기 지원뿐만 아니라 완공 후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시점, 사용하고 있는 동안 및 건물을 사고 팔 때 제로에너지건축물이 합당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제로에너지 빌딩 구현을 위한 기술적인 고민을 벗어나 공급과 수요가 선순환 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 현장에서 이를 실천해낼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정책 고민의 방향이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생에너지 생산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비효율적인 에너지사용을 최소화해 에너지사용량 자체를 줄여가는 것"이라며 "건물에너지효율화는 전문인력의 양성과 기술 및 자재의 혁신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제효과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