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유가 함께> 유승우, 강태웅 초대전 2014년12월20일-2015년3월4일 무등현대미술관

▲ 강태웅, Circulation 1404, 122×122×8cm, mixed media, 2014

'날이 차가워진 다음에야 소나무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안다'

'논어'에 나오는 한 구절로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작품을 떠올린다.

추사가 제자 이상적의 진심어린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세상이 추운 뒤에 절개를 보여 주는 송백나무처럼 험한 세파에도 흔들리지 않은 사제지간의 깊은 우정을 느낄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전시 또한 사제 간의 따뜻한 이야기로, 처음 만남에서 30여년이 지난 지금, 평생 한번 쯤 전시를 하고 싶다던 스승의 말씀을 제자가 실행에 옮긴 특별한 전시다. 무등현대미술관 초대기획전으로 스승 유승우는 1층에서 제자 강태웅은 2층에서, 그렇게 서로 표현 방법은 다르지만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내면의 울림이 느껴는 전시다.
 

▲ 유승우, 짓(Mind Gesture), mixed media, 2014

먼저 유승우의 ‘짓’(Mind Gesture) 작품은 보여 지는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참된, 마음의 참된 순수한 자아를 찾는 행동에서 시작하여 진정한 자아를 찾게 하는 작품이다. 절제된 색감과 여백을 통해 편안함이 느껴지는 한편엔 작가의 많은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 ‘짓’은 무의식의 마음을 비운 상태로 자연인 것이다.

강태웅의 작품 ‘순환’(Circulation)은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순수한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스승을 따라가는 제자, 제자를 인도하는 스승이 보이고, 반복되는 순환의 인생을 원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 사이로 자유와 행복의 심벌들이 재미를 더한다.

요즘의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그냥 스치는 인연으로 밖에 못 느끼는 세상에서 이 두 사람의 끈끈한 관계는 무척 부럽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어김없이 12월이면 졸업하는 제자들과의 사은회자리가 있다. 그동안 지내온 추억들을 이야기하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아쉽게 집으로 돌아온다.

올해도... 언젠가 꼭 같이 전시를 하고픈 제자, 스승이... 있을까?

이애리(미술학박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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