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막으려면 선분양제부터 없애라"

▲ 송인호 KDI 공공투자정책실장. 사진=송호길 기자

송인호 한국개발硏 공공투자정책실장
"공급·개발 위주관행 손질 절실

6·19 대책은 속빈 '고육지책'…
투기과열지구·분양가상한제 등
강력한 규제책 빠져 효과 의문"

[세종=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하반기 주택매매시장은 지난해보다 상승 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동반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하반기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져 부동산 시장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21일 일간투데이와의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 인터뷰에서 "전국적으로 상반기보다 상승 폭이 줄어들고 일부 지역은 급락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송인호 실장은 정부의 이번 6·19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정부의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분양가상한제 등 강력한 규제책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그는 투기를 완전히 제거하려면 선분양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청약과열과 분양권 전매 문제를 뿌리 뽑으려면 분양 체계를 선분양에서 후분양으로 바꿔야 한다는 개념이다.

송 실장은 "대규모 주택공급 필요했던 과거 시기에서 현시점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다"며 "공급·개발 위주의 관행을 낳은 주택 선분양제도를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새 정부의 핵심 부동산정책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성공 조건은

-국내 도시재생 성공 사례는 '청계천 복원사업'과 '북촌한옥마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지역은 지역에 특색에 맞는, 지역 고유의 문화를 복원했다고 평가받는다. 즉, 재생 부분이 인근 경제활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느냐가 관건이다. 중앙집권적 계획이 아닌 지역 커뮤니티의 자생적인 계획과 연구가 필요하다. 주택시장의 공급 방향이 과거 '개발·공급' 위주에서 '재생'으로 돌아선 부분은 긍정적이다.


■ 보유세 인상으로 과열된 부동산 시장 잡을 수 있을까.

-가능성이 높다. 주요 선진국보다 국내 거래세가 높고 보유세는 낮은 편에 속한다. 따라서 다른 국가들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거래세는 완화하고 보유세는 강화해야 한다. 이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학계의 일관된 의견이다.


■ 새 정부가 주택 임대차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할까.

-우리나라 임대시장의 가장 큰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과거의 주요점유 형태인 전세가 월세로 대체되는 상황이다. 전셋값은 상승압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고 월세는 완만하지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월세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소득대비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여지가 있다. 정부가 월세 비중 점유 확대에 따른 '주거비 절감방안'을 어떻게 정책적으로 내놓느냐가 하나의 과제가 될 것이다.


■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다시 연장될까.

-초과이익환수제는 정상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나오게 된 배경은 과거 특정 토지에서 이익이 과도했기 때문이었다. 토지는 '사적' 소유 개념을 넘어 '공적' 개념도 포함한다고 생각한다.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발전을 위해 기부 형태로 세금을 걷는다는 차원이라면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일괄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과거의 경험을 봤을 때 일몰 없이 진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초과이익환수제는 내년에 부활할 것으로 예고된 만큼 큰 파급효과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 새 정부에게 정책적 제언은

-정부가 주택공급 방식을 기존 선분양에서 후분양으로 유도했으면 한다. 급진적 정책이 부담스럽다면 집단대출 중도금에 대해서도 DTI를 적용해 투기적인 요소를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는 정책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특정 지역으로 한정하는 게 아닌 전국적으로 확대해 '전매제한이 불가능하다'는 시그널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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