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에 日기업도 판매 목표치 도달 실패 예상…일본도 불매운동 '맞불'

▲ 현대차가 지난 7월 출시한 소형 SUV 베뉴. 자료=현대차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일본의 경제도발로 촉발된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이미 한국제품을 불매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휴대폰 등의 브랜드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 순항을 거듭하고 있는 점과 대비가 된다는 점에서 불매운동의 상시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토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 등 일본차 5개 브랜드의 판매량은 총 139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9% 감소했다. 이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이어진 7월보다 절반(47.72%) 가량 줄어든 수치다.

업계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연간 판매목표 달성에는 실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토요타의 경우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3만여대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1만7683대를 판매해 목표치의 58.7%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코리아도 올해 1만대 클럽을 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지금까지 판매량은 6297대에 머물러 있으며 달성률은 57.2%에 그친다. 이런 추세라면 작년 판매량인 7956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닛산도 올해 1만대 클럽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노재팬 여파로 목표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차 5개사의 올해 판매 목표치는 총 5만여대다. 현재까지 누적판매량은 2만7000여대로 달성률은 54.9%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8월까지 83만608대를 팔아 올해 목표치(124만2000대)의 67%를 달성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내수 판매가 최고 판매 실적을 거둔 1996년 128만438대의 기록을 깨고 23년 만에 신기록을 쓸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문제는 일본에서 한국차의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의 일본 판매량은 지난해 10대에도 못미쳤다.

현대차는 2000년 일본에 현지 판매법인을 세우고 2001년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2009년 결국 판매 부진으로 사실상 철수했다. 기아차도 2013년 일본 시장을 접었다.

일본 시장의 특수성의 한 사례로 삼성전자가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를 출시하면서 유독 일본에서만 제품에 새겨진 삼성(SAMSUNG) 로고를 지웠다. 대신 그 자리에는 '갤럭시(Galaxy)'를 새겼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거의 유일하게 고전하는 시장인 일본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9.8%에 불과했다. 갤럭시S10 시리즈 선전으로 6년만에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일본 시장 1위인 애플의 점유율 50.8%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세계시장 점유율인 21.7%(올 1분기 기준, SA 발표)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이 같은 수치는 삼성의 스마트폰이 글로벌 시장에서 받는 평가보다 일본에서 받는 평가가 크게 뒤처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일본인들이 삼성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떨어진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에서는 맞대응 차원에서 한국 제품 불매운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이라는 제목의 일본어 포스터가 공유되고 있다.

일본 우익단체가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이 포스터에는 우리나라 대표음식 김치는 물론 농심 신라면과 하이트진로의 막걸리, 양반김, 과자 같은 식료품과 삼성, LG, 대우 등의 가전제품, 한국 화장품 등을 불매대상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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