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기관 쌍끌이…개인은 단기 차익 매도
고용쇼크, 중국 성장률 폭락 등 현실화되는 위기

▲ 17일 미 행정부의 경제활동 재개 선언 움직임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코스피가 3.09% 급등했다.(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현지시간 16일 미 행정부가 단계적인 경제봉쇄 해소를 시사하자 코스피가 급 반등하며 19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매수세로 돌아서며 기관과 함께 시장을 견인했다. 다만 고용과 성장 등 1분기 주요 경제지표들이 속속 발표되며 충격적인 숫자를 내놓자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9% 급등한 1914.53 포인트로 마감해 지난 3월 19일 장중 1439.43으로 단기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시작된 반등세를 이어갔다.

특기할 부분은 전월 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0거래일 연속 이어진 외국인의 매도 행진이 멈추고 3181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기관도 2357억원 순매수에 동참해 시장을 쌍끌이로 견인했다. 반면 개인들은 6094억원 순매도에 나서 약 한달간 급반등에서 얻은 과실을 일부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시장의 변화는 미 행정부가 단계적인 경제 재개 지침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거라는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정부는 확진자수 감소, 병원의 보건 역량 강화 등의 전제조건이 갖춰지고 사회적 거리 유지, 바이러스 검사 등을 선결과제로 제시하면서도 각 주별 상황을 지켜보며 3단계에 걸친 점진적인 경제활동 재개 지침을 주정부에 전달했다.

다만 일각에선 경제활동 재개와 방역활동의 양립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파장이 심각한 뉴욕주는 쿠오모 주지사가 미 행정부의 경제활동 재개 가이드라인 발표 직전 내달 15일까지 ‘셧다운’ 연장을 발표해 트럼프의 경제활동 재개 선언에 반하는 입장을 취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코스피의 상승세에는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중인 신약 ‘렘데시비르’가 임상3상 시험에서 코로나19 치료에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힘을 더했다. OPEC+의 감산 합의에도 전일 배럴당 20달러가 붕괴되며 충격을 줬던 국제유가도 이날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반등하는 증시와 달리 실물 경제에 대한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취업자 수는 2660만9000명으로 감소폭이 전년대비 약 19만5000명에 달해 2009년 5월 24만명 감소를 기록한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급락했다.

특히 여행, 숙박, 요식업 등 코로나19에 직접 영향을 받는 서비스업의 타격이 심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직전 월인 2월 49만2000명 증가로 양호했던 지표가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훼손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정부는 내주 초 고용안정 정책대응 패키지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현 상황이 단기에 해소되리라고 보는 전문가는 찾기 어렵다.

한편 위기의 발원지 중국의 성장률도 빨간불이 확인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8%로 전분기 6.0%보다 12%포인트 폭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공식 발표를 시작한 199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분기 기준으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통계 발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교보증권 임동민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한국 GDP성장률도 전분기 대비 1.5% 급락이 예상되고 미국과 유럽 경제도 2분기 GDP감소가 기록적인 침체를 기록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미치는 경기침체 영향이 단기에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WM센터장은 “동학개미운동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승리 여부를 단언하기는 어려우나 그 목표를 한번에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며 “전대 미문의 상황인 만큼 무조건 과거 사례에 사고를 고정시킬 필요는 없지만, 단기 급등한 폭이 적지 않았고 앞으로 비관적인 소식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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