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장기와 질병 문제는 오로지 폐 건강 하나로 수렴

오늘은 연재 마지막 회이므로 특별한 병을 논하지 않고 필자의 의학 여정에 대한 단상(斷想)을 쓰려 한다. 필자의 편강의학은 40여년 전, 천형(天刑)으로 타고난 편도선염을 한방으로 치료하기 위해 ‘필사즉생(必死則生)’의 염원을 세웠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결과론이지만 오늘날 편강의학의 효과가 수많은 질병에 가 닿지 않은 곳이 없으니 필자 스스로도 놀랄 때가 많지만 사실 처음에 편강탕을 개발할 때는 오로지 ‘이 편도선염을 완치시킨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나이다’ 하는 작은 소망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구도의 길이 마침내 결실을 맺어 폐 기능 강화를 통해 편도를 건강하게 만드는 비방을 찾아냈던 것인데, 지금 돌이켜 보면 정작 편도선염 치료는 빙산의 일각이었던 것이다. 편강탕을 복용한 이들이 편도선염은 물론 비염, 아토피, 천식이 씻은 듯이 낫는 모습을 보면서 아하 이 세 병은 뿌리가 같은 데에서 오는 질병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확실하게 얻었고, 특히 아토피의 치료사례를 통해서는 이전에 배웠던 ‘폐주피모(肺主皮毛)’ 원리가 확연하게 깨달아졌다.

호흡기 주관자인 폐가 건강할 때 작은 호흡기인 피부도 건강해 진다는 사실은 머리로만 외웠지 실체를 모르고 있던 것인데 실제 진리로 눈앞에 확연히 다가온 것이다. 깨닫고 나면 아토피를 피부의 문제로만 보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알게 된다. 편강의학에서 성장 클리닉을 운영하는 것만 해도 그렇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편강에서 웬 키 크는 치료를?’이라고 하겠지만, 언젠가 중증 폐질환으로 내원해 1년 이상 꾸준히 심폐기능 강화에 힘쓴 환자들이 뜻밖에 키까지 커진 사실을 정기검진 결과 알게 된 것으로, 이 분들을 보면서 신장이 좋아지면 뼈가 재생될 수 있다는 신주골(腎主骨) 원리에 더욱 신뢰를 갖게 되었고 아울러 폐 기능 강화가 신장 기능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폐가 신장의 어미 장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런 임상결과를 성장장애 치료에 적용하여 좋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고혈압만 해도 그렇다. 고혈압은 혈관의 경화가 초래하는 질환이므로 혈관의 왕인 심장이 기능을 최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심장 기능이 최상으로 유지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폐 기능이 최상이어야 한다. 신장이 폐의 아들 장기라면 심장은 폐와 부부장기이다. 그래서 둘을 떼어서 이야기하지 않고 통상 둘을 합쳐 심폐기능이라고 하지 않는가? 일정한 혈압을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심폐기능 강화로 혈관의 신축성을 찾는 데 있다. 현대인의 과로와 음주로 가장 고통 받는 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간의 어미 장부가 신장이요, 신장의 어미 장부가 폐이니 폐 기능을 강화하면 결국 간이 좋아지는 결과를 얻는다.

이를 종합하면 결국 폐가 오장(五臟) 중에 으뜸 장부라는 결론이 나오며 폐 건강 하나로 모든 장기와 질병 문제가 해결되는 하나의 흐름이 서게 되며, 여기에 건강해진 편도선에서 흘러나온 싱싱한 임파구들이 전신을 돌며 자가면역력을 강화하니 인체의 건강에는 이보다 좋은 일이 없다. 필자는 지금 그 사실이 하나하나 입증되는 놀라운 임상을 경험하고 있다. 사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필자의 의학은, 탄생은 편강(扁康)이었으되 종착점은 ‘폐 하나로 모든 것이 꿰뚫어지는 일관의학(一貫醫學)’이라 함이 맞다. 그러나 워낙 편강이 일반화되어 버렸고, 또 탄탄한 임상사례를 더 쌓아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일관의학이란 이름은 아직 마음 속에 겸허하게 담아두고 있으며 머지않은 날에 고고지성(呱呱之聲)을 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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